무디스 "한국, 인구 통계학적 압력 심화"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 경제 성장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최대 위험요인으로 저출생·고령화를 지목했다. 출생아가 급감하고 젊은층이 부양해야 할 노인들은 늘어나면서, 생산력이 줄고 재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다. 이에 외국인 노동자 이민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성장률 경로를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경제가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발목이 잡힐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생산성을 높이려면, 정부가 계속 외국인 노동자의 이민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야한다는 지적이다.(사진 연합뉴스)
29일 신용평가업계 등에 따르면 무디스는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평가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 성장의 장기적인 리스크는 인구 통계학적 압력이 심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8명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노인 인구에 대한 한 사회의 부양 비용 정도를 나타내는 노년부양비는 지난해 24.6명으로 역대 가장 높았다. 노년부양비는 2040년 60.5명을 찍고 2070년에는 세계 1위인 100.6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디스는 "(한국의) 인구 통계적 압력은 생산성 향상과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재정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유엔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1998년에서 2017년 사이 11% 늘었으나, 2020년부터 2040년 사이에는 24% 쪼그라들 전망"이라고 봤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한국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20년 3738만명에서 2040년 2852만명, 2060년 2066만명으로 급감한다. 총인구 역시 2020년 5184만명에서 2040년 5019만명, 2060년 4262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고령화가 향후 수십 년 동안 한국 경제를 '저성장의 늪'에 빠뜨리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일할 능력을 가진 젊은 사람이 줄어들어 노동 공급이 감소 되고, 노동력이 적절하게 공급되지 못하면서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25년 이후 2.0%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고부가 가치 산업의 경쟁력이 저출산·고령화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이 성장률 경로를 바꾸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정부가 계속 젊은 외국인 노동자의 이민을 장려하는 정책을 편다면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생산성을 향상하고 노년부양비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