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동결에 고민 깊어진 한은...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눈길 쏠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멈췄으나 연내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오는 7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인상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정철진 경제평론가는 지난 16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의 고심이 커졌다"면서 "한·미 금리 차이가 1.75%포인트(p) 상황에서 이 총재가 기계적 차이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2%포인트(p)까지 벌어지면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은 금리 인상의 고심이 큰 상황에서 7월 미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 발표가 남았고 이틀 뒤 한국 금통위가 열린다"면서 "기준금리 여부는 당시 미국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만일 그때 국제 유가가 올라 85달러 이상까지 가지 않고 7월 미국 물가가 4.0%보다 낮게 나온다는 전제하에 한·미가 동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만일 미국 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더라도 한미 금리 차를 보고 선제적으로 금리를 건드릴 여지는 없는지'라는 진행자 질문에 정 경제평론가는 "이 총재의 2년간 행보를 보면 그럴 것 같지는 않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이 총재는 펀더멘털을 보면서 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아직 한국 무역 등 좋은 신호는 없어 한미 금리 차만 보고 선제적으로 금리를 건드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하반기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현재 한미 금리 격차가 1.75%포인트로 벌어진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을 고수하고, 연준이 2차례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한다면 기준금리 격차는 2.25%포인트까지 확대된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한국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7월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한은은 현재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2월과 4월에 이은 3회 연속 동결로, 한국은행이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아도 향후 긴축된 금융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높아진 정책금리와 여전히 진행 중인 재정긴축(QT)이 연내 미 연방정부의 대규모 자금조달과 맞물려 시중은행의 예금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긴 흐름에서 올해 후반부에는 연준이 완화로 선회할 개연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