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리서치게이트
미국 요크타운 재단 및 안보정책 센터 시니어 펠로우 스태픈 브라이엔은 무기와 전략 기고문을 통해 블링컨의 중국 방문은 참담한 실패인 것은 물론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던 고고도 감시 풍선 문제도 우스꽝스러운 발언으로 망쳐버렸다고 밝혔다.
중국에 도착한 블링컨은 중국의 풍선정찰 활동은 멈춰져야 한다, 그러한 일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지만, 중국은 풍선정찰에 대해 전혀 인정하지 않거나 동의하지 않는 사안으로 양국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 자체가 보이지 않는 내용이었다.
특히 미국은 정찰용 풍선이라고 주장하는 기구에 대해 거의 모든 장비를 회수해놓고도 정찰에 필요한 수많은 전자 장비가 무엇인지, 어떤 기능을 가진 것인지 일체의 언급조차 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어쨌든 정찰용 풍선이 있든 없든 중국은 대만 주변에 폭격기, 전투기, 무인항공기 및 기타 군사 장비를 보내 위험한 군사행동을 계속 중이지만, 이에 대한 블링컨은 언급은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가 전부였다.
다시 말해 블링컨은 중국의 대만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고 대만과 협상을 통한 평화적인 접근 방식을 모색할 것을 요구하는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다. 점점 곪아가는 상황이 더욱 곪고 더 위험해지도록 외면한 것이다.
블링컨이 중국에 있는 시간에도 군사적 위협은 멈추지 않았다. 중국 방문의 목적인 대화를 통한 양안 문제의 해결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행동이었다. 대만은 세 가지 측면에서 미국에 중요성을 가진다.
첫째, 대만은 어쨌든 민주주의 방식으로 운영되는 국가라는 점이다. 블링컨의 말처럼 대만을 포기하는 것(독립을 지지하지 않는 것)은 자유주의적 가치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것과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를 주시하는 민주주의 국가들에 선례가 될 수 있다.
둘째는 대만이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 대만이 제1 열도선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미국은 물론 아시아 동맹국과 우방국이 중국의 확장을 억제할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이다.
대만이 점령당하면 중국이 태평양을 장악할 기회를 주고 나아가 오키나와와 일본, 한국의 미군기지까지 위협하는 것은 물론 오키나와를 포함한 남부 류큐 섬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셋째는 경제적 관점에서 대만은 글로벌 경쟁에서 중요성이 점증하는 기술적 금광이라는 것이다. 가장 큰 손실은 TSMC로 현재 산업과 군에서 필요로 하는 고급 인공지능 칩을 포함, 최첨단 칩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은 팬데믹과 이에 따른 정책당국의 엄청난 실수로 경제가 급전직하의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새로 지은 건물과 주택이 철거되는 광경도 흔치 않게 목격될 정도다. 중국은 동원할 수 있는 돈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이러한 상황이 쉽게 통제 불능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관리들은 워싱턴은 방문해 은행 및 전문가들과 대화를 통해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분위기를 살폈다.
블링컨은 이러한 카드를 잘 살렸어야 한다. 도움을 주기는 하겠지만 합당한 대가를 치를 것을 요구했어야 하지만, 블링컨은 카드가 전혀 없는 것처럼 행동했고 그냥 중국의 비위를 맞추는 정도에 그쳤다.
결국 블링컨의 방문은 중국이 미국 정부를 무시하고 곧장 미국 자본가들과 접촉해 문제에 대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 외에 아무런 목적도 달성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방문의 가장 큰 실패는 대만은 말할 것도 없고 이 지역 동맹국과 우방국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즉 미 국무장관은 협상할 능력도, 가진 막대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는 것만 인식시켜 줬다.
대만을 위협하고 쿠바에 도청 기지를 건설하며 미국 땅에 있는 전략적 미사일 기지에 첨단 감시 풍선을 보냈다고 주장하면서 왜 중국에 어떤 말도 못하고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어처구니없는 아부성 발언만 했는지 알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