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20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홀(별관 3층)에서 열린 제10차 감사인대회 및 제7회 감사대상 시상식에서 '변화하는 기업환경과 감사인의 역할'이란 주제를 통해 "사외이사, 감사위원 등 내외부 감사인들은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짠 소금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윤 위원장은 "급변하는 기업환경 변화 속에서 투명 경영을 위한 감사인의 새로운 책임과 역할에 대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해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와 회계·공시의 투명성 제고라는 두 가지 목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제도를 도입, 상근감사 의무화, 감사위원회제도의 도입, 사실상 이사에 대한 책임을 부과, 소수주주권 행사요건 완화, 집중투표제 및 주주제안제도 도입 등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경영과정에서 감시와 견제원리를 회복시키고 소액주주 권리를 획기적으로 높여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 경영에 관한 시장규율이 작동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회계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독립된 민간단체의 기업회계기준을 제정, CEO·CFO의 공시자료에 대한 인증을 의무화하는 등 내부회계 관리제도의 항구화 등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또한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해 회계분식에 대한 시장의 가혹한 징계가 가능토록 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회계투명성에 관한 강력한 제도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회계 투명성 제고를 위한 개선은 현재에도 계속된다며 재무공시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연결재무제표 중심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또 재무정보의 빠르고 다양한 활용과 국제적 통용이 가능한 재무제표를 위해 재무보고용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의 도입을 추진중에 있으며, 회계기준의 적합성 제고를 위해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연말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윤 위원장은 회계감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시장영향력이 큰 24개 회계법인을 대상으로 품질관리 감리를 감독당국이 직접 실시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이러한 제도들이 현실에서 제대로 뿌리내리기 위해 운영상의 문제를 보완하는데 정책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사외이사제도나 감사 또는 감사위원제도가 대주주나 CEO의 전횡을 실제로 견제하고 회사의 짠 소금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 "전문기관과 협력해 감사와 사외이사의 선정과 운영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이나 모범사례를 제시해야 한다"며 "관련 제도의 보완을 추진하는 등 제도운영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윤 위원장은 말했다.
윤 위원장은 또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감사인의 역할로 먼저 재무제표의 적정성을 유지케 하는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책무가 있음을 당부했다.
그는 "내부감사인은 올바르고 능력있는 외부감사인이 선정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며, 또 외부감사인과 활발한 토론과 논의를 통해 재무제표의 신뢰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감사인은 직원 뿐 아니라 경영진의 위법 부당 행위를 감시하고 견제할 책무를 져야 한다"며 "사업환경이 날로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감사인의 견제와 조력은 신중하고 합리적인 경영판단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회계나 준법 중심의 감사에 그치지 않고 전략중심 감사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감사가 아직도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란 인식이 남아있다며 내부감사인은 과거의 잘못만 찾아내면 된다는 안일한 자세에 머물지 말고 전략분야를 체계적으로 평가해 이를 개선하고 검사역량을 집중시켜 나가길 당부했다.
윤 위원장은 또 "한정된 감사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사업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리스크중심의 감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제한된 감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직이나 업무별 위험가능성을 사전에 평가해 감사빈도나 강도를 정하는 감사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리스크 중심의 감사를 통해 축적되는 정보는 회사 목표 달성에 필요한 중요 지식자원이 되어 경영진에 대한 컨설팅의 데이터베이스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또 감사의 독립성·전문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내부감사인이 CEO나 대주주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감사조직도 회사의 제반조직과 독립되어 독자적 판단으로 감사하고 보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감사에 필요한 충분한 자질과 경험을 가진 실무인력을 확보해야 하고, 지속적인 교육과 장기근속 제도화 등을 통해 전문성이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감사인의 높은 직업 윤리를 주문했다.
"감사인은 타인의 행위를 감시·견제한다는 점에서 다른 임직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윤리규범을 요구받는다"며 "선진국일수록 감사인에 대해 이런 고도의 규범적 척도를 적용한다"고 윤 위원장은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바람직한 감사기능 확립은 감사인의 혼자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며 "경영진의 적극적인 협조와 조직 전체의 공감대가 형성될 때 비소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부감사 기능이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상장법인 감사인의 헌신적 노력을 기대한다"며 강연을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