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 순자금운용 76조9000억원…‘역대 두 번째’

한은, ‘2023년 1/4분기 자금순환’ 발표

1분기중 국내부문 자금운용 및 조달 차액 1조2000억원…전년比 순자금운용 축소

비금융법인 순자금조달 확대…수출부진에 기업 자금사정 어려진 탓

일반정부도 순자금조달이 확대…국세수입 감소 영향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경기 둔화 등 영향에 가계는 대출을 줄이고 여윳돈을 저축성예금, 채권에 넣어 운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3년 1/4분기 자금순환(잠정)'에 의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76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 64조8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2020년 1분기 81조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자금운용 및 조달 차액은 금융자산 거래액(자금운용)에서 금융부채 거래액(자금조달)을 차감한 값으로 (+)이면 순자금운용, (-)이면 순자금조달을 의미한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순자금운용이 확대됐다. 가계 소득과 소비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주택투자가 부진하면서 순자금운용(자금운용-조달) 규모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확대됐다(64조8000억원→76조9000억원). 전년동기대비 자금조달(24조4000억원→-7.0조원)이 자금운용(89조2000억원→69조8000억원)보다 더 크게 축소된 영향이다.

자금조달은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경기 둔화 등으로 대출수요가 줄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조달이 크게 줄며 감소 전환됐다. 다만 주택도시기금 버팀목 전세대출 등의 취급이 늘면서 정부융자는 확대됐다. 자금운용은 금리 상승, 안전자산 선호, 주식시장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저축성예금과 채권의 운용은 증가한 반면 주식을 중심으로 운용이 축소됐다.

문혜정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가계는 조달, 운용 모두 줄었지만 조달이 더 크게 줄면서 순운용이 확대됐다. 2008년 4분기부터 시계열이 있는데 역대 최대인 2020년 1분기 이후 역대 두 번째 순자금운용 규모를 기록했다"며 "예금자산 비중은 역대 14번재, 주식자산 비중은 역대 6번째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금융법인은 순자금조달이 확대됐다. 수출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축소 등으로 기업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순자금조달 규모가 전년동기 35조3000억원에서 2023년 1분기 42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전년동기대비 자금운용(82조5000억원→-46조2000억원)이 자금조달(117조8000억원→-3조9000억원)보다 더 크게 감소한 영향이다.

자금조달은 회사채 발행여건이 개선되면서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채권발행이 확대됐으나 높은 대출금리, 부정적 경기전망 등으로 대출수요가 줄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조달이 크게 줄면서 감소 전환됐다. 자금운용도 기업실적 부진, 금리부담 등으로 예금 인출 수요가 확대되면서 운용이 크게 줄며 감소 전환됐다.

일반정부도 순자금조달이 확대됐다. 경기둔화, 부동산시장 위축 등으로 국세수입이 감소하면서 순자금조달 규모가 전년동기 10조7000억원에서 2023년 1분기 23조1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자금조달은 금융기관 차입이 전년동기대비 확대됐으나 국채 발행은 축소됐다. 자금운용은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이 전년동기대비 감소 전환됐다.

문 팀장은 "일반정부 조달 중 금융기관 차입은 한은대출금 31조원이다. 역대 최대 규모"라며 "국채 발행을 덜한 영향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23년 1분기중 국내부문의 자금운용 및 조달 차액은 1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 15조1000억원에 비해 순자금운용이 축소됐다. 국외부문은 전년동기 15조1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2000억원으로 순자금조달이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