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사업 백지화, 대통령 상의 없이 장관 혼자 결정하나”
“정치적 존재감 위해 국책사업 판돈처럼 활용…정치 난동”
고민정 “‘독자적 백지화 선언’ 누가 믿나, 100% 대통령실과 얘기”
원희룡 “독자 결단, 인사 책임까지 각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국회의원이 5월 18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공약을 지키라"고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으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밝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경질을 촉구했다.
박용진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떻게 1조 8천억짜리 국책사업을 전면백지화하면서 대통령과 상의도 없이 장관 혼자 결정합니까? 이 정도면 분노조절장애도 아니고 자기 분수도 모르는 분수인지장애"라고 맹비난했다.
박 의원은 "국무위원이 야당 끌어들여 국책사업을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위해 판돈처럼 활용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정치적 난동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원희룡 장관이 지금 한동훈 장관에 이어 감사원 유병호 총장에게까지 존재감이 밀려 다급하게 정치적 오버를 연속하는 건 잘 알겠지만, 그렇게 초조하면 차라리 이런 오버는 장관 그만두고 정치 재개하고 하라"며 "본인 욕심 때문에 볼모로 잡은 양평군민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지도 않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1조 8천억짜리 국책사업, 용역 등 단순 매몰비용만 10억원에 달하고 6년간 들어간 각종 사회적 비용을 원희룡 장관에 구상권 청구해도 모자랄 지경"이라며 "상의도 없이 대통령 공약조차 자기 기분대로 엎어버리는 직권남용의 늪에서 그만 허우적대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양평시민의소리' 사이트의 작년 2월 작성된 '윤석열 대선후보 양평공약 분석' 기사를 기재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의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됨에 따라 '중부내륙고속도로 양평IC-중앙고속도로 홍천IC 간 약 40㎞ 구간 고속도로 건설'을 하겠다는 공약 내용이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원 장관의 '독자적 백지화 선언' 주장에 대해 "그걸 누가 믿을 수 있나? 저는 100% 대통령실하고 얘기가 됐을 거라고 본다"고 추측했다.
고 의원은 "백지화 발언을 한 다음에 여당의 반응들은 깜짝 놀랐다. 몰랐다는 반응들이 나왔는데 대통령실의 반응은 인지하고 있었다는 뉘앙스의 발언들이 브리핑으로 나왔다"며 "그 얘기는 논의가 된 것 같고, 다만 정치 생명을 걸겠다는 이야기들은 본인이 오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전면 백지화 주장과 관련해 독자적 결단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책임을 묻는다면 인사 책임까지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사업 백지화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민주당이 양평고속도로를 가지고 정치적으로 재미를 보려고 하는 게 너무 심했다"며 "김건희 여사는 계속 민주당이 걸고넘어지려고 할 텐데 그런 상태에서는 도저히 저는 추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은 고속국도의 종점이 2년 전 예비타당성 조사 때는 양평군 양서면이었으나, 윤석열 정부 들어 김건희 여사 일가가 소유한 땅이 있는 양평군 강상면으로 갑자기 변경 검토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