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표구간 상향조정 논의가능, 국민공감대 형성필요"
현행 8∼35%인 소득세율을 내린다 해도 감세효과가 그리 크지 않아 서민생활안정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의견이 나왔다. 다만 4단계로 구분된 소득세 과표구간은 현재보다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김호성 입법전문위원은 21일 한나라당 김애실 의원의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해 소득세율 인하 '불가', 과표구간 조정 '신중검토' 취지의 의견을 담은 입법검토보고서를 내놨다.
김애실 의원은 최근 종합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을 현행 4단계에서 5단계(1억2000만원 초과분 신설)로 세분화하고 ▲8% ▲17% ▲26% ▲35%인 세율체계도 ▲6% ▲15% ▲24% ▲30% ▲35%로 인하한다는 내용의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었다.
김 전문위원은 소득세율 인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현행 소득세율은 지난 2004년 말 세율인하 방안이(1%p)국회를 통과, 지난해부터 8∼35%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김 전문위원은 "소득세율 인하는 소득세 면세점 이하자(근로자 46.1%, 자영자 47.5%)에게는 직접적 세금경감효과가 없다"며 "또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소득세 비중이 전체 조세수입에 12.7%(2003년 기준)에 그쳐 감세효과가 미미, 서민생활안정 등 취지달성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문위원은 이어 "현행 세율은 영국 및 독일 등 주요국이나 OECD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2000년 이후 두 차례의 일률적 인하로 고소득층에 유리하게 작용해 양극화 현상을 오히려 심화시켰다는 평가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경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38.5%(35%+주민세 10%합산)로 홍콩, 싱가폴 등에 비해서 낮지만 미국(41.8%), 영국(40%), 일본(50%), 프랑스(48.1%), 독일(42%)등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김 전문위원은 "최근 내수부진의 원인은 가계와 기업의 가처분소득과 투자재원 부족보다는 고용불안 및 경기전망에 대한 불안 등 소비심리 및 투자심리적 원인에 기인하고 있다"며 "경기활성화를 위해 세율인하를 사용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996년 이후 한 번도 조정이 없었던 과표구간 조정에 대해서 김 전문위원은 필요성은 인정하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임금상승률 및 물가상승률을 감안, 명목소득 증가에 따른 세부담 증가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김 전문위원은 "과표구간 상향조정은 근로자보다 고소득자에게 더 큰 혜택을 부여 세부담 불형평을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며 "그러나 소득수준의 향상, 연봉제 확산으로 인한 소득편차 확대 등을 감안, 과표구간 상향조정으로 실질적인 세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의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세제간소화 측면 및 소득분배의 효율성 등 문제점을 고려하고 과표구간 설정의 절대적 기준 부재 등을 감안해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김 전문위원은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