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수 전망대비 65% 이상 증가, '부동산 세금 큰 폭 증가'
재정경제부가 내년도 소득세, 법인세 등 14개 세목(지방세 제외)을 통해 총 148조1211억원의 세수가 징수될 것이란 내용의 예상치를 내놨다. '예상치'인 이유는 경기상황에 따라 정부가 추계한 것보다 더 많이 혹은 더 적게 징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경부가 내놓은 국세 세입예산은 올해 세입전망치를 기준으로(138조272억원) 7.3%가 늘어난 규모다. 액수로 환산하면 10조939억원이 증가하는 셈이다. 당초 정부가 잡았던 올해 세입예산이 135조3336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2조7875억원이 불려진 규모가 된다.
허용석 재경부 세제실장은 "세입예산안은 내년에 얼마나 징수될 것인지를 맞춰 본다는 의미로서 그만큼 더 거두려는 목표치가 아니기 때문에 높게 잡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뒤집어 말하면 경기상황이 호전될 경우 예상치보다 더 징수될 수도 있다는 셈.
특히 당초 정부가 잡았던 올해 세입예산액보다 무려 2조7000억원 이상 초과징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도 세입은 (경제상황이 최악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면)150조원 이상을 상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수 조원대의 '세수결손'이 발생, 정책당국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이 불과 1, 2년 전이다. 당시 세수결손 사태는 정부의 섣부른 경기에 대한 자신감, 주먹구구식 세수추계로 비롯된 부분이 컸다.
허 세제실장은 "무리한 세입예산을 잡으면 징수기관의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예측가능 한 부분만 세목별로 전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확대해서 보면 최대한 소극적(?)인 세수추계 결과라는 말이다.
적어도 '거품'은 제거됐다는 설명인 셈이다.
□ 소득세수 33조원, 어디서? 얼마나?=재경부가 내놓은 내년도 세입예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소득세수 예산액이 33조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올해 예산액 27조6777억원, 비해 5조원이상 늘려 잡은 규모(전망치에 비하면 3조원이 약간 넘는다).
그러나 재경부는 이 정도선의 세수가 징수될 만한 요인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소득세수는 근로자들이 내는 근로소득세, 사업자들이 주로 내는 종합소득세, 부동산 매매에 따른 양도소득세, 금융거래와 연관된 이자·배당소득이다.
재경부가 33조126억원으로 추계한 내년 소득세수 중 근로소득세 예상액은 13조7764억원. 2005년 실적 10조3822억원에 비해 3조4000억원, 올해 전망액에 비해 1조6000억원 가량 증가한 규모다. 경제성장에 따른 임금상승률(전망치 6.0%)과 근로자수 증가가 이 같은 세수창출 전망의 판단 근거다.
사업자들이 주로 내는 종합소득세수가 예상액은 5조3252억원. 2005년 실적 4조6070억원에 비해 7000억원, 올해 전망액에 비하면 6000억원이 증가한 수준이다. 양도소득세수 예상액은 7조4110억원(자투리 부분은 이자·배당소득세수)이 징수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재경부는 사업자의 소득금액 증가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영업자 과표양성화에 따라 종합소득세수가 올해 전망치 대비 11.9%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국세청이 진행할 자영업자 세무조사 결과가 내년 세입에 반영된다면('노력세수') 종합소득세수는 재경부 예상액보다 많아질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부가세수 예산 41조3000억원, 올해 '부가세수 결손'은 불가피?=재경부는 내년도 부가가치세수를 41조3254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경제성장, 민간소비 증가(4.2%), 수입 증가(10.1%) 등을 추이를 감안해 이 정도 액수를 추계했다.
재경부는 당초 올해 부가세수 예산액으로 41조3152억원을 책정했었다. 예산액 발표 당시(지난해 9월 경)재경부는 "하반기 뚜렷하게 국내 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부가세입전망을 잡았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상황은 재경부의 뜻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내년도 세입예산안을 발표하면서 다시 잡은 올해 부가세수 전망액은 당초 예산액에서 3조원 이상 '빵구'가 난 38조1201억원에 불과하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예산액 추계시 상정했던 경상성장률(7.5%)가 떨어지고(5.3%)환급발생 등으로 부가세수에 직접적인 수출도 당초 전망(11.4%)보다 늘어나(12.5%) 전체적으로 부가세수가 예산액보다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올해 전망치 38조1201억원을 기준으로 경상성장률과 수출전망 등을 따져 부가세수 세입액산액이 올해 예산액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올해 경우에도 나타났듯이)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만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예산액보다 많이 걷힐 법인세, 그러나 내년은?=결국 법인세수 추계가 엉터리였다는 것이 드러났다. 당초 정부는 올해 예산을 잡으면서 법인세수가 직전년도 실적(2005년)에 비해 3조원 가까이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일 것(29조8055억원→26조8831억원)으로 추계했다.
9월 말 현재 재경부가 추계한 올해 법인세수 전망액은 오히려 2005년 실적에 육박하는 (예산액보다 2조2000억원 가량 초과한)29조832억원으로 추산됐다. 당초 예산액을 초과해 징수하게 되는 셈이다.
내년 법인세수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을 것으로 재경부는 추산했다. 재경부는 내년도 법인세수 예산액을 30조7957억원으로 예상했다. 올해 예상액보다 1조7125억원 가량 늘어나는 수준이다. 국내 법인들의 영업실적이 부진할 전망이지만 금리상승에 따른 원천분 증가가 예상된다는 것이 재경부의 설명이다.
□ 종부세수 '폭발적' 증가 예상=2005년 처음으로 시행된 종합부동산세는 당초 예상했던 세수의 절반 수준을 겨우 넘은 4413억원이 걷히는데 그쳤다.
당시 종부세 과세체계는 인별 합산이었고 과세기준금액도 낮았으며 과표반영률도 50%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부터 종부세 과세체계가 세대별 합산으로 전환되고 과세기준금액과 과표반영률도 크게 늘어난다.
당초 1조200억원 수준으로 걷힐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올해 종부세수 전망액은 1조1539억원에 달할 것으로 재경부는 추산했다. 과표반영률이 한층 강화되는 내년에는 무려 1조9091억원의 세수가 걷힐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전망액에 비해 무려 65.4%, 증가율이 가히 폭발적 수준인 것. 그러나 내년 종부세수 예산액 달성의 암초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현재 국회 재경위에는 종부세 과세체계를 인별 합산으로 환원하고 과세기준금액도 낮추는 내용의 개정안이 계류 중에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