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이화영 전 부지사 면회 한 적도 없다…부인 얼굴도 모른다"
이화영 측 핵심 인사 "박 최고, 먼저 만나자고 연락 와…회유는 없었다"
장예찬 "이재명, 박 최고가 이화영 측 인사 만났다는 보도, 사실인가"
최진녕 변호사 "단순한 회유 넘어 증거인멸교사죄 처벌될 수도"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최고위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을 만났다는 '이재명 최측근' 인사로 김영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론됐지만 모두 부인하면서 '이재명 최측근'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측근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 27일 이화영 전 부지사 측을 만난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이 본인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이 전 부지사가 구속되고 난 이후 한 번도 만나거나 면회를 한 적도 없다"며 "심지어 그 부인되시는 분은 얼굴도 모른다"고 부인했다.
앞서 TV조선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 측 핵심 인사가 "박 최고위원이 먼저 만나자고 연락이 왔고 '억울한 게 있으면 당연히 당이 돕겠다'고 했다"며 만남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박 최고위원으로부터) 회유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왜 자꾸 프레임을 그쪽으로 몰아가는지, 자꾸 이 전 부지사를 만났냐고 물어보는데 사실 대응할 가치도 없다"며 "아무튼 만난 적도 없고 면회를 간 적도 없고 부인은 얼굴도 모른다. 그것이 분명한 팩트"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박찬대 최고위원이 진술을 번복했던 이 전 부지사 측 인사를 만나 "당이 최대한 돕겠다"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회유 의혹을 밝히라고 맹공을 가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님, 박찬대 최고위원이 이화영 측을 만났다는 보도는 사실인가, 말 많은 분이 왜 묵묵부답인가"라며 따져물었다.
이어 "코딱지나 파주다가 최고위원이 된 사람이 감히 이 대표의 지시 없이 스스로 이화영 측을 만났을 것 같지 않다"며 "이재명 대표가 박찬대 의원을 이화영 가족에게 보내서 회유를 시도했다면 당장 구속을 당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공세를 강화했다.
김기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박찬대 최고위원이 이 전 부지사 측을 만나 '당이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고 한다"라며 "회유와 공작의 정황이 차고 넘친다"고 꼬집었다.
이어 "만약 이런 회유·협박·조작이 있다면 매우 심각한 중대범죄"라며 "협박과 범인은닉·증거인멸 혐의에 대한 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화영 측 핵심인사를 만났다는 보도에 반박했지만 TV조선은 다시 박 최고위원이 이 전 부지사 측근을 만난 직후, 이 전 부지사의 부인과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박 최고위원이 만났다는 이 전 부지사 측근이 이우일 현 민주당 경기 용인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이라고 지목했다. 또 박 최고위원과 이 전 부지사 부인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확인 연락했지만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법조계에서는 회유설과 관련해 "대표적인 증거인멸 내지 증거를 오염시킨 것으로 보아 단순한 회유를 넘어서 증거인멸교사죄로 처벌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진녕 변호사는 28일 YTN '뉴스라이브'에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고소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그런 언급은 없다. 이른바 단순 부인을 하고 있다"고 했다.
최 변호사는 "이우일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에게 누군가가 민주당 측에서 연락이 와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보도가 있었고, 그 이후 이 전 부지사의 자택이 있는 용산까지 가서 민주당 측 인사가 부인을 만난 이후 부인이 민주당 측에 탄원서를 내고, 그 이후 부인이 이화영 전 부지사를 접견한 다음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변경한 적이 없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일련의 경과는 있는데 얘기한 사람이 없다고 하면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두 분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두 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3자, 내지는 두 분도 밀접하게 관계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경우에 따라 이 문제는 단순한 정치적 논란이 아니고 형법상 증거인멸교사죄가 성립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결국 본인이 직접 연락했다고 할 경우에는 죄를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만약 수사가 된다면 쉽게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는 것에 대해 "아직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는 건 전략적 침묵으로 본다"며 "침묵은 곧 자백으로 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이 대표가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조만간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모르쇠로 하고 있던 사람이 증거를 제시하니까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진술을 변경했던 수사가 있었고, 그 전후로 뭔가 외부의 영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그 가운데 검찰에서 지장까지 찍었던 진술조서에 대해 번복하는 내용이 있다"며 "그것은 대표적인 증거인멸 내지 증거를 오염시킨 것이라고 봐서 단순한 회유를 넘어서 증거인멸교사죄로 처벌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장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당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을 정조준해 "김 의원에게 묻는다. 최근 이 전 부지사 측을 만난 사람이 김 의원이 맞느냐"라며 "'맞다면 맞다' '아니라면 아니다'라고 대답하기 바란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아무런 근거와 내용도 없고, 전혀 사실도 아닌 내용을 의원의 이름을 대놓고 물어봤다. 일고의 가치도 없기 때문에 사실은 답변하지 않았던 것이다"고 부인했다.
이어 "(장 최고위원이) 한 번 더 특정 이름을 언급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선동에 나선다면 (법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