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화장품, 日시장서 프랑스 누르고 수입 첫 1위…"일시적인 '붐' 아닌 업계 큰 전환점"

韓 화장품 수입 규모, 10년새 6배 성장…"한류 열풍에 저렴한 가격이 인기비결"

한국산 화장품이 지난해 일본 수입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프랑스산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4일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산 화장품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낮은 가격에 품질은 좋아 남녀 불문하고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일본 수입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서 한국산 화장품 수입 규모는 775억 엔(약 7060억 원)으로 프랑스 764억 엔(약 6860억 원)을 넘어섰다. 한국산 제품은 10년 사이 6배나 성장한 반면 랑콤, 샤넬 등 고급 브랜드를 내세워 일본 시장에서 30년 가까이 1위를 지키던 프랑스는 2위로 밀려났다.

요미우리는 한국산 화장품이 비교적 저렴한 데다 소규모 발주에도 응하는 한국 업체의 대응 등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일본 편의점 체인인 로손이 한국 화장품 브랜드 롬앤과 공동 개발한 립스틱은 지난 3월 말 출시 직후부터 인기를 끌면서 두 달 치 분의 재고량이 3일 만에 완판됐다. 제품 사이즈를 일반 화장품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이고, 가격을 1000엔(약 9000원) 정도로 낮춘 판매 전략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일본의 잡화점 체인 로프트에서도 올해 3∼6월 한국산 화장품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6배 늘었다. 약 210개 브랜드에서 2000 종류 이상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특히 립스틱과 시트 마스크팩이 인기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일본에서는 2007년경 '비비크림'이 유행하면서 한국 화장품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일본에서 한국산 화장품의 품질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K팝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는 '가격도 저렴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아이돌이 쓰는 제품'이라는 이유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구리하라 사토시 일본수입화장품협회 전무이사는 "한국 화장품은 일시적인 '붐'이 아니라 정착하고 있는 현상이다. 수입 화장품 업계에 큰 전환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한국 화장품 중에는 일본 당국이 허가하지 않은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개인이 수입해 온라인상에서 재판매하는 사례는 사회적 문제가 된다고 요미우리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