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세 신고기한 변경 추진에 "업무 꼬일 것" vs "별 문제 없을 것"

부가가치세 신고 기한만 25일.. 납세자들 불만 반복

김상훈 의원, 부가세 신고 기한 '월말 변경' 개정안 발의

현행법에 따르면 소득세, 법인세 등 다른 주요 세목은 대부분 신고·납부 기한이 해당 월의 말일인 반면, 부가세만 기한이 25일이다. 부가세만 25일인 특별한 이유는 없다. 여러 국세청 직원들에게 이유를 물었으나, '원래 그랬다'는 답변 외에는 들을 수 없었다. 이처럼 이유 없이 부가세만 기한이 다르다 보니, 말일로 기한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세무대리인과 납세자들 사이에서 매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픈마켓과 같은 플랫폼들은 자료를 매달 15일쯤 취합해 제공하는데, 홈택스에 반영된 자료를 보고 10일 안에 신고하기가 촉박하다는 것이 이유 중 하나다. 매년 신고 기간 마다 시간에 쫓겨 납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가산세를 무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도 이유다.

이에 지난 6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부가세 신고 ·납부기한을 월말로 변경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는 입법 취지로, 국세청 자료는 해당 월 15일 이후에 조회가 가능한 부분이 많아 신고 기간까지 매우 촉박하다는 것을 언급했다. 여기에 더해 세무서에서도 해당 기간 업무 집중 및 과부하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납세자와 세무서 모두를 위해 기한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선 세무서 직원들은 이런 개정안이 추진되는 것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신고 기간이 말일로 늦춰지면, 대다수의 직원들은 싫어할 것이다"라며, "7월 간이과세자만 신고하는 달에는 상관없지만, 일반과세자과 간이과세자가 함께 신고하는 1월에는 오히려 신고기간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직원들이 대다수"라고 밝혔다.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지방청 직원은 "국세청 직원들은 대부분 부가세 신고가 끝나고 7월 말부터 여름휴가를 가는데, 부가세 신고가 늦어지면 그만큼 여름휴가도 늦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단순히 업무 강도를 떠나 신고 기한을 미루는 것 자체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의 한 세무서 직원은 "국세청의 업무는 매년 동일해, 그 질서와 흐름이 있다. 그런데 부가세 신고가 불편하다고 늦추게 되면 환급부터 많은 것이 꼬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신고·납부가 끝나고 환급 전까지 본청 전산실에서는 자료를 구축해 일선에 내보내야 한다. 일선도 물론 힘들겠지만, 본청 전산실의 업무는 안 그래도 과부화 상태인데 더 힘들어질 것이다"라고 토로했다.

반면, 기한 조정에 대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부가세 신고 기한 변경은 간담회하면 꼭 나오는 단골 질문"이라며 "보통 월 중순에 자료 조회가 가능해 25일까지 마감하는 게 쉽지 않기도 하고, 직원들 정기 인사가 있는 1월에는 업무 파악도 해야 해서 시간이 촉박한 것이 사실이다. 기한을 말일로 늦추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부가세는 25일이라는 인식이 굳어져서 변경되면 적응하는데 불편하다는 의견과 빨리 끝내 버리고 쉬고 싶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 같은데, 다른 세목도 말일까지 기한을 두고 별 탈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 부가세도 금방 적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말일로 통일하는 게 납세자들에게도 혼란이 없을 듯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