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일반 세무직 합격선 78점
교육행정직 96점, 관세직 91점
7급 2차 시험, 세무직(72점)보다 점수 낮은 직렬 없어
박봉, 인사적체, 업무강도, 조직문화 등 SNS로 확산
"국세공무원법 제정해서 처우 개선해야"
세무직 공무원 시험의 합격선이 현저하게 낮아지면서 국세청 내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사혁신처 사이버국가고시센터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일반 세무직 합격선은 78점이다. 행정직 공무원 중 교정직(남 58점, 여 80점), 보호직(남 67점, 여 73점)과 함께 하위권을 형성했다. 교육행정직이 96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출입국관리직(94점), 관세직(91점), 직업상담직(90점) 등이 상위권에 위치했다.
7급 공채(2022년도) 1차 시험의 세무직 합격선은 66.66점으로 우정직, 관세직, 보호직과 같았다. 세무직 보다 점수가 낮은 직렬은 고용노동직(63.33점)과 회계직(64점), 교정직(57.33점) 등 3가지 직렬. 2차 시험에선 세무직(72점)보다 점수가 낮은 직렬은 없었고, 그나마 회계직(73점), 행정직(76점), 우정직(76점) 등이 비슷한 합격선을 보였다.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통계자료인 2011년도 자료에 따르면, 당시만 해도 9급·7급 세무직 합격선은 지금보다 월등히 높았다. 9급 세무직 합격선은 85점으로 상위권에 위치해 있었고, 7급도 중위권(79.57점)이었다.
◆ "국세청 탈출은 지능순".. SNS·커뮤니티 타고 퍼지는 국세청 직원의 현실
국세청 내부에선 불과 10여년 사이에 세무직 공무원의 합격선이 바닥권으로 떨어진 이유로 악성 민원, 승진 적체, 낮은 급여, 높은 업무강도 등을 꼽는다. 과거에도 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최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으로 국세공무원의 현실이 여실히 공개되고 있어,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직 공무원 합격 커트라인이 계속해서 낮아지는 이유를 직접 신입 직원들에게 물어봤다"며 "신입 직원들은 '국세청이 이미 악성민원인에 시달린다는 것은 공무원 준비생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인사적체, 높은 업무 강도, 낮은 급여 등 여러 요인들이 가감 없이 공유되면서 국세공무원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라고 전했다.
실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앱 블라인드에선 딱딱한 국세청의 조직문화, 2년 순환근무 등도 기피의 이유로 언급된다. 한 게시글에는 "야근을 해도 세무서마다 야근TO가 존재해 월초에 이를 소진하면, 이후 야근은 무상으로 노동을 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댓글에 많은 국세청 직원들이 공감을 표했다. '국세청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공시생' 커뮤니티와 현직 국세공무원들의 커뮤니티 등 가릴 것 없이 국세공무원에 대한 직업 만족도가 낮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 세무사나 사기업 엘리트 상대할 수 있나.. 현직들 자긍심도 떨어져
국가의 재원 조달이라는 중차대한 역할을 수행할 이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해마다 떨어지는 것은 국세청 입장에서도 고민이다. 실제 합격선이 업무능력과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이유를 낮은 합격선에서 찾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한 국세청 관계자는 "과거 세무대학 입학생들은 서울 상위권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었고 7급이나 9급으로 입사하는 직원들도 절대 다른 직렬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성적을 갖추었다. 그런데 최근 커트라인이 하위권에 위치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며 "세무사나 일반 사기업 엘리트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수준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커트라인이 뭐가 중요하냐, 일만 잘하면 되지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는데, 실제 업무능력이 떨어지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이유를 낮은 커트라인에서 찾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단순히 커트라인이 낮아서 생기는 문제보다 조직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치는 문제가 더 커 보인다"라고 했다.
낮은 합격선이 현직 국세공무원들의 자긍심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세청 직원은 "국세청 커트라인이 떨어지고 있어 현직 국세공무원들의 자긍심도 함께 떨어지고 있다"며 "박봉에 승진도 어렵지만 사명감으로 국세공무원 생활을 하는 직원들이 많은데, 커트라인이 떨어지면 외부에서 국세청 직원을 보는 시선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커트라인에 맞춰 들어오다 보니, 자긍심이 아예 없는 직원들도 많다. 업무 능력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중요 기관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없다보니 우울감에 빠지고 쉽게 그만두는 직원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선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대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박봉과 승진적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세공무원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세청은 과거 수차례 국세청법과 더불어 국세공무원법 제정을 추진한 바 있다. 국세공무원법이 마련되면 악성 체납세 등의 징수실적에 따라 상여금을 받을 수 있으며 기본 급여도 일반 행정공무원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책정될 수 있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현재는 국세공무원들이 일반공무원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따로 받는 것이 원천적으로 어렵다"면서 "국세공무원법 같은 독립인사법을 제정해서 직원들의 급여와 승진 문제를 해소, 우수한 인재가 국세청에 흘러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혁신처 사이버국가고시센터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일반 세무직 합격선은 78점이다. 행정직 공무원 중 교정직(남 58점, 여 80점), 보호직(남 67점, 여 73점)과 함께 하위권을 형성했다. 교육행정직이 96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출입국관리직(94점), 관세직(91점), 직업상담직(90점) 등이 상위권에 위치했다.
7급 공채(2022년도) 1차 시험의 세무직 합격선은 66.66점으로 우정직, 관세직, 보호직과 같았다. 세무직 보다 점수가 낮은 직렬은 고용노동직(63.33점)과 회계직(64점), 교정직(57.33점) 등 3가지 직렬. 2차 시험에선 세무직(72점)보다 점수가 낮은 직렬은 없었고, 그나마 회계직(73점), 행정직(76점), 우정직(76점) 등이 비슷한 합격선을 보였다.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통계자료인 2011년도 자료에 따르면, 당시만 해도 9급·7급 세무직 합격선은 지금보다 월등히 높았다. 9급 세무직 합격선은 85점으로 상위권에 위치해 있었고, 7급도 중위권(79.57점)이었다.
◆ "국세청 탈출은 지능순".. SNS·커뮤니티 타고 퍼지는 국세청 직원의 현실
국세청 내부에선 불과 10여년 사이에 세무직 공무원의 합격선이 바닥권으로 떨어진 이유로 악성 민원, 승진 적체, 낮은 급여, 높은 업무강도 등을 꼽는다. 과거에도 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최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으로 국세공무원의 현실이 여실히 공개되고 있어,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직 공무원 합격 커트라인이 계속해서 낮아지는 이유를 직접 신입 직원들에게 물어봤다"며 "신입 직원들은 '국세청이 이미 악성민원인에 시달린다는 것은 공무원 준비생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인사적체, 높은 업무 강도, 낮은 급여 등 여러 요인들이 가감 없이 공유되면서 국세공무원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라고 전했다.
실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앱 블라인드에선 딱딱한 국세청의 조직문화, 2년 순환근무 등도 기피의 이유로 언급된다. 한 게시글에는 "야근을 해도 세무서마다 야근TO가 존재해 월초에 이를 소진하면, 이후 야근은 무상으로 노동을 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댓글에 많은 국세청 직원들이 공감을 표했다. '국세청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공시생' 커뮤니티와 현직 국세공무원들의 커뮤니티 등 가릴 것 없이 국세공무원에 대한 직업 만족도가 낮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 세무사나 사기업 엘리트 상대할 수 있나.. 현직들 자긍심도 떨어져
국가의 재원 조달이라는 중차대한 역할을 수행할 이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해마다 떨어지는 것은 국세청 입장에서도 고민이다. 실제 합격선이 업무능력과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이유를 낮은 합격선에서 찾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한 국세청 관계자는 "과거 세무대학 입학생들은 서울 상위권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었고 7급이나 9급으로 입사하는 직원들도 절대 다른 직렬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성적을 갖추었다. 그런데 최근 커트라인이 하위권에 위치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며 "세무사나 일반 사기업 엘리트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수준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커트라인이 뭐가 중요하냐, 일만 잘하면 되지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는데, 실제 업무능력이 떨어지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이유를 낮은 커트라인에서 찾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단순히 커트라인이 낮아서 생기는 문제보다 조직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치는 문제가 더 커 보인다"라고 했다.
낮은 합격선이 현직 국세공무원들의 자긍심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세청 직원은 "국세청 커트라인이 떨어지고 있어 현직 국세공무원들의 자긍심도 함께 떨어지고 있다"며 "박봉에 승진도 어렵지만 사명감으로 국세공무원 생활을 하는 직원들이 많은데, 커트라인이 떨어지면 외부에서 국세청 직원을 보는 시선도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커트라인에 맞춰 들어오다 보니, 자긍심이 아예 없는 직원들도 많다. 업무 능력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중요 기관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없다보니 우울감에 빠지고 쉽게 그만두는 직원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선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대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박봉과 승진적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세공무원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세청은 과거 수차례 국세청법과 더불어 국세공무원법 제정을 추진한 바 있다. 국세공무원법이 마련되면 악성 체납세 등의 징수실적에 따라 상여금을 받을 수 있으며 기본 급여도 일반 행정공무원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책정될 수 있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현재는 국세공무원들이 일반공무원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따로 받는 것이 원천적으로 어렵다"면서 "국세공무원법 같은 독립인사법을 제정해서 직원들의 급여와 승진 문제를 해소, 우수한 인재가 국세청에 흘러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