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민원인으로 몸살 앓는 국세청.. 흉흉한 사회 분위기에 '비상'
무법지대 세무서.. 민원인 저지 못하는 현 상황에 불안감 커져
김창기 국세청장, 종합대책 마련 천명
◆…서울 소재 세무서 신고창구 모습.
'악성민원'으로 국세청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과 악성 학부모 민원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결코 남 일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국세청 직원들 사이에서 증폭되고 있는 것.
사실 최전선에서 민원인을 응대하는 세무서는 예전부터 무법지대나 다름없었다. 당장 검색창에 '세무서 방화'라고 검색하면 과거 세무서에서 일어난 사건이 수도 없이 나온다. 민원인은 아니었지만, 2021년에는 세무서 직원이 다른 세무서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출입하는 이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고, 타부처 민원과 다르게 세금 문제로 악에 받친 이들이 다수 세무서를 찾다 보니 위험에 훨씬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게 국세청 직원들의 이야기다.
한 세무서 관계자는 "사실상 세무서는 악성민원인에 대해 무방비 상태"라며 "솔직히 무슨 대책이 있겠냐. 마음먹고 해코지를 하고자 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지금 하는 조치들도 의미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또 "과거 근무했던 세무서에서도 칼부림 사건이 있었는데, 우리도 미국처럼 선진 납세시스템을 도입해 국세청 방문 전 예약을 하고 방문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청의 민원인 관련 지침을 지적하는 직원도 있다. 한 세무서 직원은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악성민원인들 문제는 그냥 대응을 안 하면 되는데, 위에서 계속 민원인에 대한 대응 지침을 내려보내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세무서에 배정된 방호직 직원이 있지만 이들이 경찰력을 동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청원경찰을 세무서 민원실에 두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은 "민원실은 세무서 직원들에게 가장 인기 없는 부서 중 하나다. 사실 민원실뿐 아니라 근로장려금, 세금 신고 업무를 하는 직원들도 악성민원에 시달리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최근 묻지마 난동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덩달아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세무서는 예전부터 이런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실효성있는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부랴부랴 대책 마련 나선 국세청.. 묘수 나올까
최근에는 동화성세무서에서 민원실장이 민원인을 응대하다 의식불명 상태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세청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해당 세무서의 관할 청인 중부지방국세청은 사건 직후 산하 세무서 민원실에 녹음기를 지급했고, 이후 본청도 전국 133개 세무서에 녹음기를 지급했다.
오호선 중부지방국세청장은 이후 동화성세무서를 찾아 직접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세무서 직원들은 악성민원 대응요령 표준화, 민원실 강화유리 가림막 설치, 청원경찰 배치 등 안전시스템 확충을 비롯해 민원실 업무 매뉴얼 보완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중부청장은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안전장비를 확대하고 민원인과의 소송비용 부담도 경감하는 제도 신설도 건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지방국세청은 최근 방호직 직원 1명과 세무서에 상주하는 공익요원에게 방검조끼를 입혀 민원실에 상시 배치시키라는 지침을 내렸다. 일부 세무서에서 일반 직원을 민원실에 세워두게 해 직원들 사이에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는 지침을 잘못 이해해 발생한 해프닝이었다는 전언이다. 부산청은 방검조끼를 입은 직원들을 보고 민원인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주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서울지방국세청은 세무서 악성민원 관련 사례를 모집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업무를 담당했던 서울청 관계자는 "사례를 모집하긴 했지만 결국 해결방법은 법대로 하는 것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앞으로는 악성민원인들이 지속적으로 업무를 방해하거나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경우, 증거 수집을 위해 영상을 촬영하겠다는 등 1차적으로 경고를 하고 그래도 안 될 경우 법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10일 진행된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김창기 국세청장이 민원인 대응과 관련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천명했다.
김 국세청장은 "국세공무원 한 명, 한 명의 납세서비스와 정당한 법 집행 노력이 뜻하지 않은 상처가 되어 돌아오는 일은 단연코 없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민원업무 수행과 그 과정에서의 직원 보호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실 최전선에서 민원인을 응대하는 세무서는 예전부터 무법지대나 다름없었다. 당장 검색창에 '세무서 방화'라고 검색하면 과거 세무서에서 일어난 사건이 수도 없이 나온다. 민원인은 아니었지만, 2021년에는 세무서 직원이 다른 세무서에서 흉기를 휘두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출입하는 이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고, 타부처 민원과 다르게 세금 문제로 악에 받친 이들이 다수 세무서를 찾다 보니 위험에 훨씬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게 국세청 직원들의 이야기다.
한 세무서 관계자는 "사실상 세무서는 악성민원인에 대해 무방비 상태"라며 "솔직히 무슨 대책이 있겠냐. 마음먹고 해코지를 하고자 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 지금 하는 조치들도 의미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또 "과거 근무했던 세무서에서도 칼부림 사건이 있었는데, 우리도 미국처럼 선진 납세시스템을 도입해 국세청 방문 전 예약을 하고 방문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청의 민원인 관련 지침을 지적하는 직원도 있다. 한 세무서 직원은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악성민원인들 문제는 그냥 대응을 안 하면 되는데, 위에서 계속 민원인에 대한 대응 지침을 내려보내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세무서에 배정된 방호직 직원이 있지만 이들이 경찰력을 동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청원경찰을 세무서 민원실에 두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직원은 "민원실은 세무서 직원들에게 가장 인기 없는 부서 중 하나다. 사실 민원실뿐 아니라 근로장려금, 세금 신고 업무를 하는 직원들도 악성민원에 시달리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최근 묻지마 난동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덩달아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세무서는 예전부터 이런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실효성있는 대책이 마련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부랴부랴 대책 마련 나선 국세청.. 묘수 나올까
최근에는 동화성세무서에서 민원실장이 민원인을 응대하다 의식불명 상태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세청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해당 세무서의 관할 청인 중부지방국세청은 사건 직후 산하 세무서 민원실에 녹음기를 지급했고, 이후 본청도 전국 133개 세무서에 녹음기를 지급했다.
오호선 중부지방국세청장은 이후 동화성세무서를 찾아 직접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세무서 직원들은 악성민원 대응요령 표준화, 민원실 강화유리 가림막 설치, 청원경찰 배치 등 안전시스템 확충을 비롯해 민원실 업무 매뉴얼 보완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중부청장은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안전장비를 확대하고 민원인과의 소송비용 부담도 경감하는 제도 신설도 건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지방국세청은 최근 방호직 직원 1명과 세무서에 상주하는 공익요원에게 방검조끼를 입혀 민원실에 상시 배치시키라는 지침을 내렸다. 일부 세무서에서 일반 직원을 민원실에 세워두게 해 직원들 사이에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는 지침을 잘못 이해해 발생한 해프닝이었다는 전언이다. 부산청은 방검조끼를 입은 직원들을 보고 민원인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주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서울지방국세청은 세무서 악성민원 관련 사례를 모집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업무를 담당했던 서울청 관계자는 "사례를 모집하긴 했지만 결국 해결방법은 법대로 하는 것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앞으로는 악성민원인들이 지속적으로 업무를 방해하거나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경우, 증거 수집을 위해 영상을 촬영하겠다는 등 1차적으로 경고를 하고 그래도 안 될 경우 법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10일 진행된 전국세무관서장회의에서 김창기 국세청장이 민원인 대응과 관련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천명했다.
김 국세청장은 "국세공무원 한 명, 한 명의 납세서비스와 정당한 법 집행 노력이 뜻하지 않은 상처가 되어 돌아오는 일은 단연코 없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민원업무 수행과 그 과정에서의 직원 보호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