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수 114명 중 27명 신원 확인…화재 85∼90% 진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카훌루이 공항에 도착했다. <사진 로이터>
한미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곧바로 네바다주 타호 호수에서 휴가에 돌입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휴가를 일시 중단하고 하와이 마우이 섬을 찾았다. 지난 8일 산불이 시작되고 거의 2주 만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휴가지인 네바다주에서 출발, 마우이섬 카훌루이 공항에 도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황폐화된 마우이 섬을 방문해 산불 피해를 직접 확인하고 관계자들로부터 브리핑을 받을 예정이다.
2024년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마우이 섬 화재에 대한 정부의 미숙한 재난 대비와 느린 구호 조치에 현지 주민들을 비롯해 공화당과 보수 매체,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을 받아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산불 발생 다음 날인 9일 연방정부 차원의 긴급대응을 지시하고 상시 브리핑을 받았지만 주말 동안 휴가지 델라웨어주 러호보스비치에 계속 머물렀다. 지난 13일에는 "(하와이 산불에 대해)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마우이섬 방문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마우이가 이 비극으로부터 회복하고 재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재) 첫날부터 즉시 세 건의 화재 관리 지원금을 승인했고, 그린 주지사가 중대 재난 선언을 요청하자마자 서명했다"면서 "약 450명의 수색 및 구조 팀원을 포함해 1000명 이상의 연방 요원을 마우이 현지에 파견하는 등 범정부적인 대응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성명 뒤에는 그간 바이든 행정부가 마우이섬 화재에 대처한 구체적 지원 내역이 '팩트 시트'(FACT SHEET·사실 자료)라는 제목으로 자세히 기록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를 향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8일 발생한 산불로 인해 최소 114명이 사망하고 실종자 수는 850명으로 추정된다고 당국이 밝혔다. 이번 화재 이후 공식적으로 실종자 수를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에서 미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실종자 명단을 정리했다면서 "이 작업이 시작됐을 때 실종자 명단에는 2000여 명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지만 조사 결과 1285명 이상이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확인된 사망자 수는 114명으로, 지난 19일 발표한 수치가 유지됐다. 비센 시장은 이들 사망자 중 27명의 신원이 확인됐고, 이 가운데 11명의 가족에게 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종자 가족들에게 DNA 샘플을 제공해 남아있는 유해의 신원 확인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마우이 소방국에 따르면 지난 8일 섬 내 3곳에서 발생한 산불이 아직 진압되지 않은 상태다. 주요 피해지역인 라하이나의 산불은 90%, 올린다와 쿨라 지역의 산불은 각각 85% 통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