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크래프톤, AI 개발 주력... 상반기 R&D투자는 감소
중위권 컴투스·카카오게임즈, 연구개발비 두자리수 증가
게임업계가 AI 연구개발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대형 게임사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가장 적극적이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13년간의 인공지능 연구 끝에 게임사 최초로 거대언어모델(LLM)과 생성AI 플랫폼을 자체 제작해 생성형 AI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넷마블과 크래프톤도 상반기 인공지능 연구에 매진했지만 지출된 비용은 두 자릿수 넘는 감소율을 보였다.
국내 8대 상장 게임사 연구개발비는 1조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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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무형자산 178.6%↑... 생성형 AI '바르코'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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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연구개발에 2270억원의 비용을 지출해 매출액에 대한 연구개발비 비중을 16%에서 25%로 9%포인트 늘렸다. 모바일 리니지 게임 수익 감소로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연구개발비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무형자산이 크게 불어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올해 초 434억원에 비해 800억원 가까이 늘어난 1209억원을 나타내 178.6% 급증하며 8대 게임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내용연수가 정해지지 않은 비상각 무형자산이 781억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체 개발한 기술이 시장성을 갖추어 수익 창출이 가시화되자 무형자산으로 계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새로운 IP 외에 미래 성장을 위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무형자산 투자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반기보고서에 생성AI 플랫폼 '바르코 스튜디오(VARCO Studio)'를 새로운 연구개발실적으로 추가했다.
바르코 스튜디오는 게임 개발과 디지털 휴먼 제작 생산성을 높여주는 생성형 AI 플랫폼이다. 텍스트 아트 창작과 시나리오 작성 등 게임 제작 공정 전반에 활용이 가능하며 올해 11월 사내 개발자를 대상으로 론칭하고 내년 상반기 외부에 서비스될 예정이다. 이미지 생성 AI 도구 '바르코 아트'와 텍스트 생성 및 관리툴 '바르코 텍스트', 디지털휴먼 생성 편집 및 운영툴 '바르코 휴먼'으로 구성됐다.
◆…엔씨소프트 생성형 AI 플랫폼 '바르코 스튜디오'에서 고유의 페르소나를 지닌 디지털 휴먼을 편집하는 모습. [사진=엔씨소프트 유튜브 화면 캡처]
이를 활용해 리니지나 블레이드&소울 등 주요 IP별 시나리오, 세계관, 캐릭터 등 주요한 설정을 손쉽게 창작 및 관리할 수 있다. 캐릭터 의상이나 배경 및 조명 같은 이미지를 클릭 몇 번만으로 실무에서 활용 가능한 퀄리티로 생성 가능해 게임 개발 과정이 보다 효율화될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라 금융이나 언어 및 날씨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탑재한 디지털 휴먼을 생성해 문자를 통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엔씨소프트가 게임사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거대언어모델 VARCO LLM은 바르코 스튜디오의 기반이 되었으며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카카오 코GPT, SKT 에이닷, LG 엑사원, KT 믿음 등 대형언어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최근 매개변수가 130억개인 모델이 공개돼 네이버 하이퍼클로바(2040억개)나 카카오 코GPT(650억개)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오는 11월 520억개에 이어 내년 3월에 1000억개 수준의 초거대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VARCO LLM은 엔씨가 직접 선별한 고품질의 데이터를 학습에 반영해 이용자들은 별도의 검증 작업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또한 게임 개발에 특화된 언어모델이라는 점에서 하이퍼클로바나 코GPT와 차별점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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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크래프톤, AI플레이어· 버추얼 게임프랜드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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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신사옥 지타워. [사진=넷마블 제공]
넷마블은 13.3% 줄어든 352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해 연구개발비 비중은 31%에서 29%로 2%포인트 감소했다. 주요 연구 및 개발로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밸런싱 및 테스트를 하고 유저와 대전이 가능한 AI플레이어 프로젝트가 있었다. AI플레이어를 활용한 밸런싱 검증으로 게임 테스트 기간을 큰 폭 단축시켰고, 유저의 플레이 성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대전할 수 있는 AI플레이어를 통한 게임 콘텐츠 제작 연구를 진행했다.
이미지 생성 AI를 활용한 게임 아트 생성도 중요한 연구개발 대상이다. AI에게 신의탑, 제2의 나라 등 주요 IP를 학습시키면 게임의 기존 스타일은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도안을 제작 가능해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크래프톤이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21.6% 감소한 1785억원으로 8대 게임사 중 가장 큰 감소율을 나타냈으며 연구개발비 비중은 24%에서 19%로 5%포인트 낮아졌다. 넷마블과 마찬가지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AI를 개발 중이지만 게임 화면을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고 이용자에게 실력을 맞추면서 대화까지 할 수 있는 버추얼 게임 프랜드(Virtual Game Friend) 구현이 목표라는 점에서 차별점이 존재한다.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 하는 유저 입장에선 설명하고 지시내린 내용을 잘 알아듣고 실천해주는 친구가 생기는 셈이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게임 제작에 매진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상반기 중 딥러닝 모델이 퍼즐 게임의 스테이지를 생성해 이용자들에게 초개인화된 퍼즐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했었다. 렐루게임즈(ReLU Games)는 지난 6월 설립한 크래프톤의 열한번째 독립 스튜디오로 올해 3분기 내 '푼다: AI퍼즐'의 모바일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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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매출의 45% 연구개발에 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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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사옥. [사진=펄어비스]
펄어비스는 3.7% 증가한 734억원을 연구개발에 쏟아 연구개발비 비중이 38%에서 45%로 늘어나 8대 게임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컴투스는 655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작년 상반기 보다 21.3%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투자는 상반기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탓에 16%로 전년도 보다 1%포인트 줄었다.
카카오게임즈의 연구개발비는 12.4% 늘어난 634억원을 지출해 연구개발비 비중은 9%에서 12%로 3%포인트 높아졌다.
위메이드는 연구개발에 255억원을 써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규모가 4.1% 줄어들었다.
더블유게임즈는 28.4% 증가한 199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출했지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7%로 8대 게임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