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 겨울 앞두고 흑해 석유·가스전으로 전환

英국방 "양국 석유·가스 전략적 플랫폼 중심으로 교전"

자원 제공 및 요충지…“러시아 흑해 함대의 귀와 눈”

유럽 우크라 지원, 러시아 가스 수입에 영향

"러시아를 제재하는 서방이 훨씬 어려운 상황"

유럽의 에너지 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한 가운데 겨울을 앞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흑해의 전략적 석유 및 가스 플랫폼 쟁탈전으로 전환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양국의 공군과 해군이 크림반도와 오데사 지역 사이의 석유 및 가스 전략적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지난주 러시아 전투 제트기가 흑해 북서쪽에 위치한 플랫폼 보이코 타워 근처에서 작전 중인 우크라이나군 소형 보트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통제하에 있는 몇몇 플랫폼을 공격 한 바 있다.

흑해의 석유·가스 플랫폼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당시 친러시아 점령 당국에 의해 압수된 체르노모르페데가스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플랫폼은 중요한 탄화수소 자원을 제공하며 흑해의 중요 요충지인 '뱀 섬'처럼 헬리콥터 착륙 장소나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 배치하는 장소로 사용될 수 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 올렉 즈다노프는 이 플랫폼에 위치한 타워가 "러시아 흑해 함대의 귀와 눈"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가스 비축을 저장 한계에 육박할 정도로 늘리고 있지만 에너지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이달 초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호주 천연가스 공급 우려로 인해 40% 가까이 급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유럽 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타이틀트랜스퍼퍼실러티(TTF) 가격은 전날 대비 40% 가까이 급등해 메가와트시(MWh)당 43유로(약 6만 2,100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지원이 러시아의 가스 수입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25일 최강시사 출연한 전 국립외교원장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러시아가 장기전 및 소모전에 돌입했다"며 "주변 국가들은 더 이상 밑빠진 독에 물을 부을수 없다고 지치는 시점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은 이번 겨울의 날씨"라며 "작년엔 따뜻해서 괜찮았지만, 미국의 액화천연가스 지원은 부족하다. 현재 노르웨이의 석유·전기가 30배에서 100배까지 뛰었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교수는 "현재는 러시아를 제재하는 서방이 훨씬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공화당 상·하원 의원들 또한 지난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한미일 3국 간 에너지 협력 강화를 촉구하는 한편 "러시아의 잔인한 우크라이나 침공은 지정학을 변화시켰고 그 영향이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는 곳은 세계 에너지 시장"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