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9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퇴직한 금감원 고위간부 60명이 대거 시중금융기관 감사직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형별 이직현황은 증권사 20명, 시중은행 15명, 보험사 12명, 캐피탈·자산운용 등으로 9명, 카드사 4명 등이었다.
박 의원은 "금감원이 민간금융기관의 감독권을 매개로 민간금융기관 고위직으로의 이직을 위한 통로역할을 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금감원 고위간부들 중 일부는 대형로펌으로 이동, 재직 중 담당했던 금융기관의 소송사건에 관여해 재직당시 알게 된 직무상 비밀과 인맥을 이용해 대형금융사건들을 수임하거나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금감원 내부의 제도보완이 미뤄지고 있는데다 행자부와 공직자윤리위원회 또한 공직윤리법상의 관리감독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아 '퇴직 후 업무유관 민간기업으로의 재취업제한' 규정을 사문화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금융감독당국의 준범여부를 관리·감독해야 할 감사원조차 퇴임 후 자기식구 밥그릇 챙기기에 열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박 의원은 강조했다.
박 의원은 "금감원 고위간부들의 시중금융기관 감사직으로의 줄타기 이동 및 대형금융사건을 독식하고 있는 대형로펌으로의 이동은 공직자윤리법 뿐만 아니라 변호사법 위반여부도 문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공직자윤리법 시행령에 퇴직 후 취업이 제한되는 업무유관 민간기업의 범위에 대형로펌을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며 "퇴직 고위간부들의 탈법적 로비행위 근절을 위해 로비활동을 공개적으로 등록케 해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