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현 상황에서 자기가 동원할 수 있는 '최고 방어책' 구사"
"구속영장 청구하면 '피의자 진술권 방해했다' 주장할 것"
"정치적인 기간 끌어 '옥중 공천 가능성' 높여...친명계 득세"
"일정 시간 지나면 퇴로 만들어야 될 텐데 좀 고민스러울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민주주의 파괴'를 막겠다면서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정치 천재다. 이 상황에서 자기가 동원할 수 있는 최고의 방어책을 구사했다"고 분석했다.
김 최고위원은 1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2016년도 (성남시장 때) 한 번 단식을 했던 적이 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높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그때 내용이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일부 중앙정부에서 편입해서 결정한다는 것을 두고 지방의 예산권을 침해했다며 단식했다"며 "그때 김종인 당시 당 비대위원장이 '우리가 해결할 테니까 걱정 마라' 해서 단식을 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시 단식은 시작할 때보다 끝날 때 명분이 중요하더라, 얘기했는데, 이번도 단식 끝낼 때 어떤 명분을 동원할까, 그 생각을 지금 하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최고의 방어책' 해석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지금 당내 분위기로는 지난번 체포동의안이 왔을 때도 이미 상당 부분 가결될 가능성이 충분히 엿보였다. 이번에는 아마 가결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면 교도소로 갈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본다"며 "이때 단식을 하면 첫째, 검찰이 굉장히 당황스럽다. 단식하는 사람을 끌고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하려고 하면 '나 조사도 하지 않았는데 왜 구속을 하느냐', '피의자의 진술권을 방해했다' 이런 주장을 할 것"이라고 봤다.
또 "의원들 중 이 대표가 당을 망치고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분들은 온정주의로 좀 돌아선다. 그렇게 해서 만약 체포동의안이 오면 가결시킬 것도 부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신이 방탄국회 열지 않겠다고 했는데 방탄국회 뒤에 숨지 않겠다고 한 말은 지키는 척하면서 단식으로 이 문제를 넘어갈 수 있다"며 "정말 조심스럽게 단식 기간을 오래 끌고 가면서 정기국회 끝날 때까지 정치적인 기간을 끌고 가면 '옥중 공천의 가능성도 있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또 겁에 질리게 된다. 그럼 친명계가 더 득세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모든 정치적인 가능성을 본다면 이재명 대표는 굉장히 좋은 수를 꺼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결국에는 사법 정의를 이길 수는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어떤 명분으로 단식을 끝낼 수 있다고 전망하나' 묻자 "이재명 대표의 범죄 행위가 다른 방식으로 드러나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갈 때 결국 구속되는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이재명 대표도 단식을 언제까지 끌고 갈지 본인도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며 "정말 제대로 단식하면 인간의 어떤 의지가 강해도 오래 할 수는 없다"며 "이재명 대표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퇴로를 만들어야 될 텐데 그것이 어떤 방법이 될지는 좀 고민스럽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시간이 좀 지나면 당내 친명계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를 강제로 병원으로 싣고 가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며 "제일 마음이 복잡한 분은 이재명 대표인데 '시작은 했는데 어떻게 끝낼까, 검찰에 붙들려가는 것은 안 좋은데', 생각하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전날 이 대표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생 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죄, 일본 핵 오염수 방류에 반대 입장 천명 및 국제 해양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 쇄신 및 개각 단행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리스크에 대해 '검찰 스토킹'이라고 맹비판했다. 그는 "단식 기간 중 검찰 출석에 응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제가 단식을 한다고 해서 일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주어진 역할을 포기하는 일은 없다. 검찰 수사 역시 전혀 지장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선 "우리 안에 현 지도체제에 대해서 다른 입장을 가지고 또 불만을 가진 경우가 어떻게 없겠나. 당연히 있다. 그러나 침소봉대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게 마치 갈등인 것처럼 보는 것은 오히려 정당의 본질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