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5일째 이재명 "해병대 수사단장 탄압, 尹정권이 '집단 항명 세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군사법원의 박정훈(대령) 전 해병대 수사단장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해 "진실을 밝히려 한 수사단장을 탄압하는 윤석열 정권이야말로 집단 항명 세력"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4일 오전 국회 본관 앞 단신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정훈 전 수사단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 사태는 이 정권이 얼마나 무례하고 무도한 짓을 벌이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이 사건의 본질은 첫째, 국가의 부름에 응답했던 한 청년 해병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것"이라며 "둘째 이 사건의 진상 규명 과정에서 누군가 힘 있는 사람들이 의혹 규명을 방해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혹 규명을 방해한, 진상규명을 방해한 그 꼭대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입단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 근거가 의혹이 제시됐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의 개입 의혹이 보도되자마자 전 수사단장에 대해서 항명수계라는 죄명으로 도주의 우려가 있다,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면서 장관 명예훼손 혐의까지 더 씌워 구속을 시도했다"며 "누가 부당한 명령으로 복종을 강요하고 있나. 지금 항명하는 것은 국민의 명령에 불복하는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외압의 몸통으로 의심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제 국민 앞에서 입장을 밝힐 때"라며 "장관이 결제까지 한 수사 결과가 왜 갑자기 뒤집힌 것인가. 수사단장에게 항명이라는 황당한 제목을 씌워 구속을 시도한 배후는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특검과 국정조사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는 것은 물론, 진실 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명명백백하게 밝혀 나가겠다"며 "잠시 힘으로 누르고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숨기고 억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단식 5일째인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도 "국민만 믿고 가겠다"는 제하의 글을 올리고 "야당대표로서 그 책무는 결코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많은 분들께서 단식천막을 찾아와주셨다"며 "어쩌면 일상에 치여 바삐 지낼 때보다 더 깊은 고견을 듣고 있다. 많은 분들의 말씀이 밥 보다 더 든든해지는 기분"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사회에는 생존 그 자체가 힘겨운 국민이 너무 많이 계신다"며 "그분들의 고통에 비하면 저는 아무것도 아니다"고 했다.

또 "'야당 대표가 국회에서 싸워야지, 단식하면 되겠느냐'는 말도 많이 듣는다. 맞는 말씀이다. 그 책무는 결코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의 더 큰 책무는 국민이 겪는 절망감에 공감하는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포기한 정권과 야당으로서의 제도적 한계, 나아가 협치가 실종된 정국까지, 국회에서 하는 것만으론 국민의 절박한 삶과 끓어오르는 외침에 응답하기에 역부족"이라며 "우산을 나눠주는 것이 통치라면, 우산이 부족할 때 함께 비 맞는 것이 정치이다. 민주당과 이재명을 찾으시려면 저 위가 아니라 바로 옆을 보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