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고조시킬 뿐 아니라 美 환경영향 경시 반영해"
"인체·환경 악영향…美, 결과 책임져야 할 것"
우라늄 농축 부산물, 자체 발화성 지녀 파괴력 커
"목표물 벗어난 탄약, 지하수·토양 오염시킬 수도"
◆…세르게이 라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사진 로이터>
미국이 1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의 일환으로 열화우라늄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다.
열화우라늄탄은 장거리에서 장갑차나 전차의 철판을 뚫을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어 포격전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게임체인처'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방사성 먼지와 독성 물질 발생으로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논란을 가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7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핵 비확산 체제 강화'에서 이에 대해 "전쟁을 고조시킬 뿐 아니라 전투 지역에 이런 종류의 탄약을 사용하는 것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미국의 터무니 없는 경시를 반영한다"며 "이는 사실상 범죄행위"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이어 그는 미국은 자국의 영토가 아닌 곳에서 사용되는 무기의 결과에 대해 신경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미국)은 그곳에서 누가 그것을 흡입할지, 어디에 자리를 잡을지, 지금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이 땅에서 살게 될 세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관심이 없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라브코프 차관은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가하는 압력이 "핵보유국 간의 직접적인 무력 충돌 직전에서 위험하게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또한 같은 날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이에 대한 슬픈 결과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유고슬라비아를 공격할 때 쓰인 열화우라늄탄이 암과 기타 질병 발병을 일으킨 사례가 있었다며 우크라이나에도 같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열화우라늄은 원자로나 핵무기에 사용하기 위해 우라늄을 농축할 때 남는 밀도가 높은 부산물이다. 이에 따라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 자체 발화해 무기로 사용될 때 장갑차나, 전차를 뚫을 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보여준다.
미국 테네시의 ORAU 방사선 박물관 관계자는 "열화우라늄탄이 목표물을 공격할 때 표면 온도가 극적으로 증가한다"며 "차량을 관통하면서 내부에 모든 것을 파괴하면서 우라늄의 자연 발화성으로 차량의 연료 및 탄약이 폭발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용 시 발생되는 방사능 먼지와 독성물질의 영향에 관해 많은 연구와 논란이 있어왔다.
우라늄 무기 금지 국제연합은 이러한 무기에서 생성된 먼지가 인체에 흡입될 수 있으며 목표물을 벗어난 탄약은 지하수와 토양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로이터는 열화우라늄은 천연우라늄 광석보다 방사성 수준이 매우 낮지만, 여전히 인체에 흡입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신장 기능을 저하하고 다양한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다만 런던에 위치한 왕립협회는 2022년 보고서를 통해 열화우라늄탄 사용으로 인한 신장 및 기타 장기에 대한 위험이 전장에 있는 군인과 분쟁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열화우라늄 무기는 핵무기로 분류되지 않으며 현재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파키스탄이 이를 생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