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프리카 광산 지분 매입해 美기업에 희토류 공급"
◆…짐바브웨 부헤라의 중국 소유 리튬 처리 공장 <사진 로이터>
전기차(EV) 공급망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억제하려 하고 있는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잡고 EV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의 공급망을 위해 아프리카에 진출할 예정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국영 기업이 콩고와 기니,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의 주요 희토류 생산 국가의 광산 지분을 매입하고 미국 기업이 생산한 광물의 일부를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백악관이 여러 국가에 이 같은 제안을 논의했지만, 사우디와 가장 많은 진척을 보이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 같은 합의가 희토류에 대한 글로벌 경쟁에서 중국을 따라잡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 힘을 실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V뿐 아니라 노트북, 스마트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 가공에 필요한 코발트, 리튬 등 희토류는 세계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중국 기업들은 현재 전 세계 코발트 공급량의 4분의 3을 정제하고 있으며 전 세계 리튬 이온 배터리도 약 70%가량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희토류 공급망에 대한 접근을 모색하고 있으나 대부분 생산 국가는 서구 기업의 사업 관행 등으로 부패가 만연한 등 어려운 사업 환경에 놓여있다. 실제 현지 관리에게 뇌물을 제공한 일부 업체가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혐의를 받기도 했다.
다만 신문은 사우디가 광산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미국 기업을 이러한 부패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의 석유 강국 사우디는 최근 희토류 광산 개발에도 뛰어들고 있다. 실제 사우디는 해외 광산 개발에 150억 달러(약 20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사우디 국부펀드는 콩고와 30억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합작사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주로 콩고와 같은 아프리카 국가의 생산량을 구매함으로써 EV 공급망에서 입지를 구축했다. 소식통은 중국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기업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자 하는 자국 기업의 의지라며 사우디 또한 그렇게 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콩고는 현재 전 세계 코발트의 약 70%를 공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