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잡범 발언'에 이준석 “대통령 대신 장관이 도어스테핑?”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잡범 발언'을 두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내걸었던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공약을 한동훈 장관이 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18일 오후 KBS2TV '더 라이브'에 출연해 한동훈 장관의 '잡범' 발언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도어스테핑이라는 것을 했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어느 순간 한 장관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동훈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중 병원에 이송되자 검찰이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안과 관련 "수사받던 피의자가 단식·자해한다고 해서 사법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 그러면 앞으로 잡범들도 이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정치인 거취에 관한 민감한 말은 장관이 마음대로 말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다"라며 "한 장관이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다는 특수한 위치를 고려하면 (한 장관의 잡범 발언이) 대통령 본인 뜻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침 대통령실에서도 '내가 단식하라 그랬냐'라며 비슷한 말을 하지 않았는가"라며 "한 장관 개인 발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과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을 합쳐보면 국민들은 '대통령이 한 장관과 비슷한 생각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계속해서 "그렇게 되면 당장 국민들은 대한민국 정치에 대해서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한동훈 장관이 이런 민감한 발언을 피했어야 했다. 대통령 신임을 받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교감하며 한 발언이라는 의심받기 딱 좋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처럼 국정 상황에 대해 직접 말하는 것은 어떻겠나. 단어가 다소 거칠어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동훈 장관의 '잡범' 발언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할 얘기가 아니었다고 질타했다.

박 전 원장은 한 장관을 겨냥해 "잡범들이 할 만한 소리를 법무부 장관이 했다. 어쨌든 국무위원이면 (정치적으로) 나서지 않고 좀 진중했으면 좋겠다"라며 "장관이 마치 정당 대변인처럼 삼라만상에 치고 들어오니 정치가 되겠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검찰 출신인 한 장관은 일반적으로 윤 대통령 '황태자'라고 알려져 있다"라며 "그런데 역사를 크게 보면 검찰 출신 황태자들이 성공한 적이 없다. 박정희·이건개, 노태우·박철언(이 그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봤을 때 대통령 측근의 심중을 이해는 한다. 대통령 할 말을 총대 메고 대신해 주는 것 아닌가"라며 "다만 그런 건 정치인이 해야지 국무위원인 장관이 하는 건 적절치 않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저렇게 행동하면 나중에 불행해진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