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호성 의원, '국세청법(가칭)' 제정 추진

국세청장 임기제 도입‥간부들 고공단 적용 배제·계급정년제 필요
부정부패 막게 전문성 걸맞는 대우도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이 가칭 국세청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용면에서도 상당히 ‘파격’이 가미된 것으로 나타나 실제 법 제정시 국세행정의 새 전기를 열어 젖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엄 의원은 16일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업무의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국세청과 국세공무원의 특수성을 감안해 이들을 특별히 규율할 국세청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엄 의원이 제시한 국세청법의 주요 내용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일단 국세청장 임기제 도입을 천명했다. 엄 의원은 “권력자가 입맛대로 국세징수기관의 수장을 교체할 수 없도록 청장 임기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또한 임기 중 소신과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호주, 중국 등이 임기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다른 권력기관인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의 경우 임기제로 시행되고 있다. 엄 의원이 제시한 국세청장의 임기는 2년.

‘청장 내부승진 제도화’ 추진도 관심거리. 엄 의원은 “청장의 내부승진 전통을 제도화해야 한다”며 “내부승진된 청장은 업무를 잘 알고 효율적 업무처리가 가능하다”며 “또 내부승진 가능성이 열려 있어 간부들의 사기도 제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위 공무원단제도 적용도 배제한다는 것이 엄 의원의 주장이다.

엄 의원은 “상위 직급이 적은 국세청에게까지 고위 공무원단 제도를 적용할 경우 타 부처 출신의 전문성 없는 공무원들이 국세청으로 와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국세공무원법 제정시 국세청에 대해서는 고공단 제도 적용을 배제하는 특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엄 의원은 국세청 인사와 관련해 독립성을 보장한 인사위원회를 구성해 외부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검찰, 경찰, 국정원 공무원과 같이 별도 보수표를 적용해 보수측면의 우대를 통해 부정한 유혹에 빠질 가능성을 원천봉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하위직의 극심한 인사적체 상황을 감안해 ‘계급 정년제’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엄 의원은 “국세청법 제정을 통해 국세공무원들에게 전문성에 걸맞는 대우를 해줌으로써 부정부패를 막고 청장 임기제와 내부승진 제도화를 통해 기관 자체의 정치적 중립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