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 제치고 유럽 증시 시가총액 1위
68주 투여한 비만 환자 체중 평균 15% 감소
자살·자해 충동을 느낀다는 이상반응 보고
◆…비만치료제 위고비 사진=로이터통신
#. 엑스(전 트위터) 사용자가 14kg을 감량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몸 죽이네요. 비결이 뭐죠?"라고 물었다. 그러자 머스크는 딱 한 마디로 답했다. "단식, 그리고 위고비(Fasting And Wegovy)"
지난해 머스크 CEO의 다이어트 비결로 알려진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타이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비만치료제는 195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펜타민을 승인한 후 60년 이상 판매돼왔으나 부작용으로 인해 매출이 제한적이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이를 개선한 삭센다를 출시하면서 삭센다는 첫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로 등극했다.
이어 노보 노디스크는 삭센다의 후속약으로 2021년 6월 위고비를 내놓았다. 위고비와 식센다 모두 음식을 먹으면 분비되는 호르몬 글루카곤유사펩티드-1(GLP-1)에 작용한다. GLP-1 제제는 음식물 소화를 늦추고 뇌 수용체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낸다. 식센다는 매일 한 번씩 주사를 맞아야 하는 반면 위고비는 일주일에 한 번만 맞으면 된다.
◆ 할리우드 스타 사용으로 유명세
◆…사진=일론 머스크 X(구 트위터) 캡처
위고비의 약물 효과는 막강하다. 위고비를 68주 투여한 비만 환자의 경우 체중이 평균 1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델인 킴 카다시안이 위고비를 처방 받아 3주만에 16파운드(7.25kg)를 감량해 마릴린 먼로의 옛 옷을 입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위고비는 급속도로 유명세를 탔다. 월 4회 최저 1300달러(약 170만원)의 비싼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여기에 심혈관을 비롯한 각종 대사 질환과 난치병에도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고비의 성공으로 노보 노디스크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2% 성장했다.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회사 주가는 2021년 이후 4배 이상 올랐고 올해만 약 40%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9월 13일 기준 6662억 달러(약 883조)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를 제치고 처음으로 유럽 증시 시총 1위를 차지했다.
◆ 자살 또는 자해 충동 느낀다는 부작용 제기
만병통치약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위고비(오젬픽)'를 투여 받은 환자가 자살 또는 자해 충동을 느낀다는 이상반응이 보고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안전위원회는 아이슬란드 의약품청이 삭센다와 오젬픽 투여 환자로부터 자살 또는 자해 충동 이상반응 3건을 보고받아 해당 제품 성분의 안전성 분석에 나섰다.
EMA는 삭센다와 오젬픽의 주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 세마글루타이드를 함유한 의약품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EMA의 이번 조사는 오는 11월 완료될 예정이다.
미국에서도 세마글루타이드를 투약한 환자에서 위무력증 사례가 나타났다. 지난 7월 CNN은 위고비를 투약한 환자 2명이 음식 소화가 상당히 느려져 중증 구토 및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는 위무력증을 경험했다고 보도했다. FDA는 세마글루타이드가 직접 위무력증을 유도했는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는 유보적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