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금 부가가치세 면세제도 도입 이후 대한민국 금시장이 엄청난 '탈세'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지난 2004년부터 2005년까지 2년여 동안 금시장에 대한 대대적 세무조사를 통해 1조원 이상의 탈루 부가가치세를 추징한 것.
그동안 조세일보 보도 등을 통해 일부 알려지긴 했지만 금시장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이처럼 많은 세금을 추징한 사실이 공식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열린우리당 문석호 의원은 16일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국세청이 면세금지금과 관련된 부가세 고액환급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탈루세금 1조198억원을 추징하고 67명을 조세범으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면세금지금이란 일정요건을 갖춘 금 도매업자가 거래하는 금지금(금괴, 골드바 등)에 대해 부가세를 면세해주는 것으로 지난 2003년 7월 금 밀수 방지차원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법의 허점을 이용한 악덕사업자들에 의해 거액의 부가세가 탈루되는 등 '골칫거리'로 전락한 상태이다.
국세청은 지난 2004년부터 종로구 일대에 밀집한 금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고강도 세무조사를 실시, 혐의가 드러난 사업자들에 대해 적게는 수 천만원에서 많게는 수 백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추징했고 이들 사업자는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 법적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문 의원은 "국세심판원은 최근 위장업체를 통해 일명 뺑뺑이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한 업체들에 대한 과세처분이 정당하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며 "특히 이들 업체의 부정한 금지금 거래 규모는 3, 4000억원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이어 "국세청이 지속적인 추적조사를 통해 부당하게 탈루된 세금을 최대한 회수해 국고에 귀속시켜야 할 것"이라며 "조사과정에서 일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명정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지금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현행 제도(면세금지금 납세담보제)만 가지고는 금시장의 세금문란행위를 막을 수 없다며 현재 재정경제부에 부가가치세와 과세 등 제반세금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