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등반 모듈'과 '스탠딩 모듈' 통합
압력집중 해소로 욕창방지·혈액순환 도움
◆…한국기계연구원 AI로봇연구본부에서 개발한 '로봇 휠체어' 사진=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하지 장애인이 계단을 오르내리고 일어서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로봇 휠체어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계단 등반 모듈'과 눕고 기울이는 등 다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스탠딩 모듈'을 통합한 로봇 휠체어 개발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기존에도 계단을 오르는 휠체어와 일어서서 이동할 수 있는 휠체어가 이미 나왔으나 두 모듈을 통합해 한 대의 휠체어로 개발한 것은 처음이다. 다양한 자세로 변환하는 기능을 한 대의 로봇 휠체어로 모두 구현할 수 있어 하지 장애인이 일상생활을 자유롭게 누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기술은 특수 설계된 'ㄹ'자 형상의 크롤러를 휠체어 하부에 장착해 평상시에는 휠체어 내부에 감춰져 있다가 필요할 때 하강한다. 크롤러는 전차, 트랙터, 휠체어 등에 사용되는 무한궤도를 의미하며 휠체어의 바퀴에 해당한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안 ㄹ자 형상 크롤러가 계단 모서리와 디딤판을 동시에 지지하기 때문에 계단 등반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
여기에 평행 사변형 구조의 독특한 기구구조와 자중보상기술을 적용해 휠체어에 탑승한 상태에서 일어서고 눕고 앉은 채로 앞뒤로 기울일 수 있는 스탠딩 모듈도 탑재됐다. 자중보상기술은 로봇 자체 무게(자중)에 의해 발생하는 필요 토크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휠체어에 탑승한 상태에서 다양한 자세로 변환할 수 있어 압력 집중을 해소하고 욕창방지 및 혈액순환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세를 변환하는 스탠딩 모듈이 휠체어와 일체형이 아닌 독립 모듈 구조로 돼 있어 다양한 휠체어에 큰 설계변경 없이 쉽게 결합이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연구진은 크롤러를 이용한 계단 등반 기술을 넘어 원형의 휠만으로 계단을 오를 수 있는 '변형 휠' 원천기술도 개발해 적용했다. 해당 휠은 평지에서는 일반 휠처럼 원형을 유지하며 이동하지만 장애물을 만나면 휠의 강성이 낮아지면서 장애물의 형상과 일치하도록 형상이 변형돼 장애물을 밟으면서 지나갈 수 있다.
박찬훈 기계연 AI로봇연구본부장은 "기존 휠체어 기술은 단순한 이동수단 제공에 목적이 있었다면 이 로봇 휠체어 기술은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고 설치된 시설 및 인프라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신기술을 신속히 확산해 장애인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