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파이브, 개방형 표준으로 무료 공개한 기술
美 의원, 중국 개방형 설계기술 군사적으로 악용 우려
◆…자료사진=로이터통신
미국이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대중국 제재에 고삐를 죄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의회 일각에서 오픈소스(개방형) 반도체 설계기술 협력까지 제한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원의 마이크 갤러거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과 마이클 매콜 외교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바이든 행정부에 '리스크 파이브(RISC-V)' 관련 기술 협력 통제에 대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중국이 개방형 반도체 설계기술을 군사적으로 악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갤러거 위원장은 로이터통신에 제공한 성명을 통해 "중국 기업과 RISC-V 기술을 협력하는 미국 기업은 상무부의 수출 허가를 받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콜 위원장은 "중국공산당은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지식재산권에서 미국의 지배력을 우회하기 위해 리스크 파이브를 남용하고 있다"며 "상무부의 신속한 조치를 원하며 이것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상무부 대변인은 "산업안보국은 국가 안보와 핵심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수출 통제 정책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RISC-V는 반도체 개발을 위해 필요한 모든 명령세트를 개방형 표준으로 무료 공개한 기술이다. 특정 기업이 소유하지 않는 구조로 이를 활용한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 어떤 기업이든 무료로 반도체를 설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미국 UC버클리 컴퓨터 과학자 세 명이 2010년에 개발했으며 스위스에 본사를 둔 비영리재단이 감독하고 있다. 현재 이 재단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구글, 인텔, 퀄컴, 엔비디아 등 300여 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화웨이, ZTE, 알리바바 클라우드 등 중국의 주요 정보통신 기술기업도 회원이다.
반도체 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국의 강력한 견제로 궁지에 몰린 중국 반도체 기업이 돌파구로 택한 것이 오픈소스형 반도체 설계 구조 RISC-V다. 상하이는 2018년 중국에서 가장 먼저 RISC-V 개발 지원에 뛰어들면서 기업들에 관련 특별 보조금을 지급했으며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 주요 기업은 RISC-V 명령어셋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반도체를 제작해 왔다.
바이든 정부가 미국 기업의 비영리재단 참여를 규제한다면 중국 기업과의 RISC-V 기술을 협력하는 방식이 복잡해질 수 있으며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반도체를 개발하려는 미국과 유럽의 노력에도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스타트업 사이파이브의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인 잭 강은 RISC-V 규제 가능성을 두고 "엄청난 비극이 될 것"이라며 "인터넷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