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세계 FDI 29% 증가..국제 M&A가 주된 역할
북한 핵 실험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 위축이 우려되는 가운데 작년 우리나라의 FDI 유치 순위가 27위에 그쳐 전년보다 11계단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16일 발표한 '2006년 세계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총액은 9천160억 달러로 2004년의 7천110억 달러에 비해 29% 증가하는 등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선진국으로 유입된 FDI는 전년에 비해 37% 증가한 5천420억 달러를, 개도국으로 유입된 FDI는 22% 증가한 3천340억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전년에 비해 무려 78%가 늘어난 310억 달러로 집계됐다.
UNCTAD는 "2005년의 세계 FDI 유입액의 증가는 주로 국제 M&A(인수.합병)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며, 그 밖에도 상당수 개도국의 양호한 경제성장, 일부 선진국의 비교적 높은 경제성장률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FDI 유입국은 2004년에 2위였던 영국이 1천645억 달러로 1위로 올라섰으며, 미국(994억 달러)과 중국(724억 달러)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2005년 FDI 유치액은 71억9천800만 달러로 2004년의 77억2천700만 달러에 비해 다소 줄어 들었으며 세계 203개국 중 FDI 유치 순위는 27위에 그쳐 전년(195개국)의 16위보다 11계단 하락했다.
한국의 FDI 유치 순위는 2001년 31위, 2002년 29위, 2003년 27위 등으로 상승, 2004년에 16위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다시 20위권 후반대로 밀렸다.
동아시아 역내에서는 중국, 홍콩(359억 달러), 싱가포르(201억 달러)에 이어 여전히 4위에 랭크됐으며, 일본은 27억7천500만 달러, 인도는 65억9천8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FDI 잔액 비율은 8.0%로 세계 평균인 22.7%보다는 훨씬 낮았다.
2004년에 비해 FDI 유입액이 크게 줄어든 나라는 호주와 아일랜드로서 각각 345억4천700만 달러와 227억7천300만 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FDI의 비중이 가장 큰 부문은 여전히 서비스 산업이지만, 2005년에는 특히 석유산업을 비롯한 1차 산업의 FDI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1차 산업의 국제 M&A(매각금액 기준)는 2004년에 비해 6배 이상 늘어났으며, 그 결과 전체 국제 M&A에서 차지하는 1차 산업의 비중은 5%에서 16%로 확대됐다.
또 2005년도 국제 M&A는 전년에 비해 88% 늘어난 7천160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그 중 19%에 달하는 1천350억 달러가 사모투자펀드, 헤지펀드 등과 같은 '집합적 투자펀드'에 의해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5년의 국제 M&A 금액 및 건수는 M&A 붐을 보였던 1999∼2001년의 연평균 수치에 육박했으며, 특히 '집합적 투자펀드'에 의한 투자가 증가한 것이 최근 M&A 붐의 특징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2006년 상반기의 경우 국제 M&A는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UNCTAD는 "개도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 기업의 이익 증가, 주식시장 호조로 인한 M&A의 활성화 및 각국의 투자정책 자유화 추세 등의 요인이 향후 FDI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전 세계 FDI의 단기 증가세를 전망하면서도 "고유가 지속, 이자율의 상승, 인플레 압력 등은 지속적인 FDI의 증가에 장애요인으로 등장하고, 세계 경제의 불균형 및 일부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등도 불확실성 증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개도국의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2005년 말 잔액 기준으로 홍콩(4천700억 달러), 영국령 버진아일랜드(1천230억 달러), 러시아(1천200억 달러), 싱가포르(1천110억 달러), 대만(970억 달러)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중국은 460억 달러로 7위, 한국은 360억 달러로 10위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