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11일 최근 한국경제에 대해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며 "다만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은 상존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사진은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대해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도 상존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가 11일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에 따르면, 8월 전(全)산업생산은 2022년 8월과 비교해 1.5% 증가했다. 전달(-1.5%)의 감소에서 한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된 것이다. 특히 KDI는 제조업 평균가동률(70.0%→73.4%)이 전달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른 부분이 제조업의 부진 완화를 시사한다고 봤다.
9월 수출은 전달보다 완화된 –4.4%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도체 감소 폭(-20.6%→-13.6%)이 줄었고, 철강(-11.3%→6.8%)·자동차(28.7%→9.5%)·일반기계(7.7%→9.8%)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가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이 17.6% 줄며 부진을 지속했으나, 이외 지역은 미국(2.4%→8.5%)을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는 게 KID의 설명이다.
그러나 기업의 심리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실제 10월 제조업 업황BSI 전망치는 69로, 전달(67)에 이어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KDI는 "미국의 긴축기조 장기화, 유가 상승 등의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제조업 기업심리는 위축된 모습"이라고 했다. 특히 고물가·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소비도 뒷걸음쳤다. 8월 소매판매는 1년 전과 비교해 4.8% 줄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8월 설비투자(-11.2%→-14.9%)는 전달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KDI는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대외 수요 부진으로 투자수요가 제한된 영향"이라고 봤다. 8월 건설기성은 전달(10.5%)보다 높은 12.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선행지표인 건설수주(-59.0%)와 주택인허가(-89.4%)가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건설투자의 증가세를 제약할 악재로 지목된다.
KDI는 "미국의 통화긴축 장기화 기대가 확산됨에 따라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하면서 경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소비 여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