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하락세에도 인기 치솟는 공모주... 머니무브 가속화되나

국내외 악재로 국내 증시는 연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공모주는 불패 행진이 이어지면서 열기가 치솟고 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4배까지 오를 수 있는 일명 '따따블'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공모주 투자의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어급 IPO로 증시 자금의 '머니무브'로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현상을 두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공모주 시장에서 공모청약 경쟁률도 수백대1을 넘어 네 자릿수대 경쟁률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공모금액 4212억원에 달하는 두산로보틱스 IPO 이후 공모주 시장으로 자금 쏠림이 한층 본격화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따따블'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적지 않은 수익을 안겨줬다. 이달 5일 상장 첫날 공모가 2만6000원 대비 97.7% 급등한 5만1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업체 '밀리의서재'도 지난달 18~19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청약 증거금이 약 2조원에 달했다.

2차전지 전장부품 전문기업 신성에스티의 일반청약 경쟁률도 1891.4대 1, 전체 증거금도 1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두산로보틱스 상장 직후 진행된 퓨릿의 공모청약에는 무려 7조8338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이밖에 한싹(3조3685억원), 레뷰코퍼레이션(2조7627억원), 아이엠티(1조3699억원) 등도 모두 조 단위의 증거금이 몰리면서 공모주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등 대외 변수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묶여있는 증시 자금이 최근 투자자 사이에서 공모주는 안정된 수익이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집중적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이러한 상황에도 3조원대 몸값이 예상되는 서울보증보험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대어급 기업들의 증시 상장이 예정돼 있어 머니무브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작용하고 주식시장 전반 모멘텀이 저하되며 관망 심리가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늘어난 부동 자금은 공모주 투자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외 불확실성으로 비교적 확보된 수익이라는 인식이 있는 공모주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