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국정원 정치개입, 선거개입 의혹 실체 드러나"
"선관위, 인터넷진흥원과 발표 내용에 사전 협의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가정보원이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개표 시스템의 해킹 취약점을 발표한 데 대해 "국정원의 선거관리위원회 보안점검이라는 명목 하에 이루어진 이번 행태에 대해 굉장히 걱정스럽다"며 강력한 우려의 뜻을 표했다.
홍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합동보안점검 결과를, 특히 보궐선거 하루 전날 발표한 의도도 잘 모르겠다"며 "국정원에게 다시 한 번 강력하게 경고한다. 이런 정치 개입, 또 선거 개입 다시는 꿈도 꾸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와 투표 행위인데, 이러한 선거와 투표 행위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민주주의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들어와서 일부 단체로부터 국정원 관계자들이 여러 가지 기관도 출입하고 사람도 만나고 다닌다 제보가 들어오고 있는데, 이것은 명백하게 지난 개정된 국정원법 위반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국정원법을 개정했는데, 만약 그러한 행태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에 대해서는 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이날 같은 회의에서 "국정원의 정치개입, 선거개입 의혹이 차츰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통상적인 발표와 달리 합동점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터넷진흥원은 발표 내용에 동의는커녕 사전에 협의조차 없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선관위는 국정원이 제시한 해킹 위협 자체가 내부에 상당히 많은 조력자가 있어야 하는 등 비현실적이라며 반박 입장을 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정원과 인터넷 진흥원의 공동 명의로 보도자료를 발표를 했는데, 이 발표에 대해서도 사전에 협의되거나 동의되지 않은 명백한 국정원에 의한 인터넷 진흥원의 명의를 도용한 것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국정원의 독단적인 발표는 선거 결과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높이는 위험한 행태로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국정원이 보안점검이라는 구실을 통해 선관위 길들이기를 시작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인터넷진흥원 보안점검을 구실 삼아 이루어지는 선관위에 대한 부당한 압력과,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서 끝까지 진실을 파헤쳐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홍 원내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지난 9월 22일 합동점검 결과가 끝난 내용을 굳이 보궐선거 하루 앞둔 날 국정원에서 이 내용을 발표한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선관위가 해킹될 수 있다면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보완책을 제시하는 것이 국정원이 할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국가정보원은 선관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지난 7월 17일부터 9월 22일까지 벌인 합동 보안점검 결과 선관위의 사이버 보안 관리가 부실한 점이 확인됐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