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경 의원,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어렵다는 금융위원장 의견 반응 물어
이복현 "다른 정책들과 균형감 있게 제로 베이스에서 볼 필요 있어"
백혜련 "공매도 제도 개선 필요" 강조에 李원장 "정부 전체 입장 정해져야"
◆…사진=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금융감독원) 캡쳐
이 금감원장은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이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에 대해 금융위원장은 어렵다, 안된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금감원장의 의견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관련해 "불법공매도를 뿌리 뽑고 없애달라는 국민동의 청원이 제기됐다"면서 "개인투자자의 요청은 먼저 차입가능한 수량이 없으면 매도가 불가능하도록 전산화하고, 기관과 외국인의 상환기간을 무제한 연장하지 않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원장은 "불법공매도 건은 단순히 개별 건으로 보기에는 시장을 교란시키는 행태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근본적 차원에서 다시 한번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시장을 선진화시키고 국제 기준에 맞추는 것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자본시장 외향을 넓히는 것에 궁극적 목표가 있는 건데 불법공매도 자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다른 정책들과 균형감 있게 제로 베이스에서 볼 필요가 있다. 최소한 우리 거래소에 회원사로 등록된 증권사들이 해당 주문을 넣는 외국계, 고객들에 대차 현황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주문을 넣는 것이 적절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면서 "전산화 형태로 어떻게 구현될 지에 대해서는 정부 당국 내부에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윤 의원은 예탁결제원 자료에 의하면 외국인 거래 중 최장 3669일이 걸린 대차거래도 있었다는 점을 언급한 뒤, "주가가 떨어질 때까지 무제한 기다리는 것을 방지하도록 차입 공매도 상환기간을 일정기간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청원 내용이다. 기관, 외국인 투자자에게 의무를 더하더라도 추락하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는 데"라며 금감원장의 의견을 재차 물었다.
이 원장은 "취지에 공감한다. 제도의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데 이견은 없다. 시장의 신뢰가 너무 크게 손상된 상황이다"며 "대형 증권사가 불법공매도를 장기화한다는 건 그 쪽 업계에서는 위법임에도 불구하고 관행화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다. 허수 주문 내거나 돈을 안내고 주식을 사면서 가격을 끌어 올린 것에 대해 엄정하게 하고 있고 전 부처가 나서서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대만 같은 경우 대차거래에 대한 기한 제한을 두는 입법 예도 있지만 외국인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며 제도를 도입하기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공론화의 장에 끌어올려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는데 개인적 신념은 있다. 열린 마음으로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혜련 정무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불법공매도 방지 청원이 5만명이 넘어 국회에서 다룰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금감원장은 공매도 상환기일 제한과 관련해서 취지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는데 취지에만 동의하는 것인지 실제 상환기일 제한에 동의하는 건지 명확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 원장은 "불법공매도 문제점이 있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한다. 다만 다양한 입법례가 있어 우리나라 실정에 무엇이 맞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백 위원장은 "글로벌 투자은행 불법공매도 행위에서 특히 카카오를 많이 했다는 기사가 나오는 데 개미투자자들은 카카오의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이 불법 공매도가 아닌가 의문을 갖고 있다"면서 "금감원은 실질적으로 주가 하락의 원인은 아니다라고 발표했는데"라고 재차 묻자 이 원장은 "기사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금감원은 개별 종목 내용을 구체적으로 발표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주가 하락의 원인이 아니라고 발표한 것이 아니라 IPO 이후에 시장 상황이 많이 변했고 또 한편으로는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 받는 것들 중 카카오 내부의 임직원들이 국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 주식 처분도 있고 다양한 요인이 있다보니 공매도 때문에 주가 하락했다고 인과관계를 규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에서 담당국장이 답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도 백 위원장은 "주가 하락의 원인은 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되묻자 이 원장은 "과학적 인과관계로 입증하기는 어렵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공매도가 다수 국민들이 문제 삼는 시기에 발생했다는 측면에서 쉽게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데 인식은 같이한다"고 답했다.
백 위원장은 "공매도에 대해 개인과 기관 간의 차별(차이)을 느끼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공매도제도 개선에 대한 청원 내용에 대해 금융위, 금감원의 구체적 입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하자 이 원장은 "공매도 개선에 대해 다양한 검토 내용은 있다"면서 "다만 시장 상황을 탐지하고 인식하는 기관은 금융감독원이지만 정책에 대한 1차적 결정권은 금융위원회에 있고 공매도처럼 중요한 정책은 정부 전체의 입장이 정해져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