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현씨 "무엇이 두려워 국정감사 나가는 것 무산시키나"
"공무원을 하인처럼 부린 분이, 국민의 고충 헤아릴 정치인인가"
장예찬 "민주, 공익 제보자 국감 출석 막아…대체 무엇이 방탄국회인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보한 조명현 씨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감 참석 방해 규탄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 씨는 이날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배우자 김혜경씨와 법인카드를 사적 유용했다는 의혹을 제보한 전직 경기도 공무원이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다.
공익제보자 조명현씨는 18일 "성실히 일하고 성실히 세금을 내어 이재명과 김혜경, 그리고 그의 가족 수발을 드는 공무원의 월급과 그들의 배를 채워주며 그 외에 개인적인 사용에 값을 지불한 우리 모두는 피해자"라고 했다.
조씨는 이날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거대 권력에 맞서기에 저 같은 일개 개인은 힘이 없다. 저는 여전히 두렵다. 보잘것없는 힘이지만 이렇게라도 나서서 올바른 대한민국이 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려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 오는 19일 열릴 국민권익위 국정감사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이 예정돼 있었으나 무산됐기 때문이라며 이유를 밝혔다.
조씨는 "죄에 대한 인정과 사과,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 없이 여전히 굳건하게 국회의원이 되고, 민주당 대표가 되어 활발히 활동 중인 이재명 대표이시기에,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야 하는 국정감사 참고인 요청은 저에겐 두려운 일이었다"고 했다.
이어 "많은 고민 끝에 큰 용기 내어 참석하기로 결정했는데, 무산으로 인해 그 용기를 다시 접을 수는 없었다"며 "저는 제가 겪었고, 알고 있는 사실에 근거한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이재명 대표와 김혜경 씨의 부정부패에 대해서만 국정감사에서 말씀드리려 했다. 공익신고를 하고 난 후 오롯이 감내해야 했던 모든 일들과, 우리나라의 공익 신고자들이 겪고 있을 어려움에 대해 용기 내 국민들께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이 두려워 제가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나가는 것을 기필코 뒤엎어 무산시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씨는 이 대표를 향해 "불공정한 사회구조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와 울분을 참아가며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는 수많은 서민들의 얼굴에서 나는 우리 가족의 얼굴을 본다고 말씀했던 이재명 대표, 언제나 옳지 않은 일에 맞닥뜨릴 때마다 스스로 겁없이 저항했다는 이재명 대표에게 묻고 싶다"며 "이재명 대표가 이루고자 하는 세상은 도대체 어떤 세상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피와 땀이 묻어 있는 혈세를 죄책감 없이 자신의 돈인 것처럼 사적으로 이용하고, 절대 권력자로서 국민의 세금으로 공무를 수행하게 되어 있는 공무원을, 하인처럼 부린 분이 국민의 고충을 헤아리며 어루만져주고 민생을 생각하는 정치인이라 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또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은 이재명만이 서민의 마음을 헤아리며 구원해 줄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 모든 사실을 보고 듣고도 믿고 싶지 않아 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다. 또는 이 정도의 일은 괜찮다 할 수도 있는 일이라며 편들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이재명 대표와 김혜경 씨가 해온 이 같은 일들은 작은 잘못도 아니고 그럴 수 있는 일도 아니다"며 "명백한 범죄행위이며, 절대 있어서도 일어나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른 사람의 잘못은? 이라고 되묻는 이야기도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본인의 잘못부터 인정하고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된다"며 "거짓말보다 바른 말이 편하다는 이재명 대표께 이제는 진실을 말해 진정 편해지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같이 나온 장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의 갑질과 공금 횡령이 주목받는 게 두려워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똘똘 뭉쳐 공익 제보자의 국감 출석을 막았다"며 "이게 방탄국회가 아니면 대체 무엇이 방탄국회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 최고위원은 "이러고도 민주당이 약자와 서민을 위한다고 말할 자격이 있나. 대체 무엇이 두려워 사전에 합의된 공익 제보자의 국감 출석을 방해하고 온갖 억지를 써가며 끝내 참석을 무산시킨 건가. 정치의 문제, 보수, 진보의 문제, 여당, 야당의 문제가 아니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조 씨는 잘못하면 인생이 망가질 수 있지만 경기도 공무원 A씨는 용기를 내 진실을 밝혔다"며 "우리도 회사에서, 직장에서, 어느 곳에서 조명현 씨처럼 갑질을 당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부당한 지시와 공금 횡령을 경험하고 차마 어디에도 말하지 못해 끙끙 앓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공익제보자 조명현씨를 지켜주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건 그의 폭로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또 어느 직장에서 어떤 국민이 제2의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전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 자체 감사에서 최대 100건까지 사적사용이 의심된다는 결론이 나와 이미 경찰청에 수사의뢰를 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이 대표의 해명을 촉구했다.
강사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지난 8월 전직 경기도 공무원이 이 대표도 법인카드 유용을 지시·묵인하는 부패 행위를 저질렀으니 이를 조사해 달라며 국가권익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으며, 7일 전 권익위는 '2021년 초부터 140일 동안 거의 매일 경기도 법카 사적 사용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고 짚었다.
이어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와 단일화했던 김 지사마저 김 씨의 법카 불법 유용 의혹에 대해 '사적 사용이 의심된다'고 답했으니, 이 대표는 더 이상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해당 논란을 몰랐다면 무능한 도지사이고, 사실이라면 경기도 혈세 도둑이다. 이 대표는 국민께서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