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윤 시립대 교수 등 연구논문 통해 주장
현행 4000만원인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절반 수준으로 대폭 낮추는 한편 유가증권 양도차익에 대해서 양도소득세를 전면적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오 윤, 박 훈,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19일 세무학회가 발간하는 계간지에 기고한 ‘금융·자본소득세제 중장기 개편방안’ 연구논문을 통해 “금융소득 과세의 수직적, 수평적 공평성 제고를 위해 이 같은 제도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제시한 개편방안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인하 ▲유가증권 양도차익 전면과세 ▲파생금융상품 소득 과세대상 포함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별된다.
연구팀은 “금융자산소득은 다른 종류의 소득과세와는 달리 비과세하는 부분이 많아 과세노출률이 높지 않다”며 “또한 원천징수로 종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로 인해 경제적 능력을 감안한 합산누진과세가 제도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대폭 인하해야=이에 연구팀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2000만원으로 대폭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제도가 처음 시행됐던 1996년에 비해 금융저축규모가 2배 이상(790조원->1600조원)증가했음에도 불구 신고세액과 실효세율이 당시에 비해 낮아졌다는 점을 논거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부부합산 위헌판결로 사실상 금융소득 8000만원 이상 가구가 종합과세대상이 됐다”며 “제도 자체가 도입취지에 역행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취지를 살릴 수 있는 제도개편이 필요했지만 과세당국은 아무런 대비책도 못 내놨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과세당국에 금융소득금액을 신고한 인원이외에도 차명계좌 등을 통해 소득을 분산해 과세대상을 피해가고 있는 고소득자들도 많을 것”이라며 “세부담 형평, 세수확보, 행정비용 등을 고려해 기준금액을 2000만원 수준으로 낮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금융소득종합과세제도를 유명무실케 하는 '차명계좌' 개설을 사회통념상 인정할 수 있는 범위의 예외를 제외하고 원칙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의견이다. 이를 어길 경우 일정금액을 과태료로 징수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유가증권 양도차익 전면과세='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만큼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유가증권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과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지적이다.
다만 취득가액 평가방법, 소액주주 상장주식 등 양도소득 특별공제 등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구체적으로 유가증권양도차손은 일정 기간 이월공제가 가능하도록 하면서 양도차익은 합산과세해야 한다는 것. 또한 양도세 신고기간이 아닌 연말정산시 신고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주식양도차익 과세는 분리과세가 아닌 ‘종합과세’에 포함해 과세해야 한다”며 “현재 일시재산소득도 넓은 의미의 양도차익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종합과세로 포함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어 “주식양도차익 과세는 증권거래세와 함께 주식의 투자수익률을 떨어드릴 우려가 있다”며 “그러나 ‘양도차손’에 대해서는 세제상의 혜택을 준다는 점에서 납세의무자에게 증권거래세보다 더 나은 세제로 인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파생금융상품도 과세대상에 포함시켜야=연구팀은 “선물옵션, 스왑 등 복합적인 파생금융거래를 이용한 조세회피 규제를 위해 이들 파생상품소득도 과세대상에 조속히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파생금융상품소득을 양도소득으로 분류하는 한편 파생상품 거래손실은 일정 기간 범위 내의 소득과 상계가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장기적으로 다른 금융자산소득과의 상계가 가능토록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만 파생상품소득 과세로 당장의 세수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우리 경제가 조세의 형평성 및 중립성 제고, 경제안정장치로서의 기능회복과 더불어 조세회피행위의 방지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