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C' 소속 김현철 변호인, 법관 3명에 대해 기피신청
"재판장, 검찰 유도신문 제지, 제한하지 않았다"
재판 지연 목적의 기피 신청? "그런 시각 옳지 않다"
◆…23일 오전 경기도의회 중회의실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외국환거래법 위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법무법인 KNC 김현철 변호사)이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수원지법 형사11부) 기피신청서를 제출하는 사유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이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등의 재판을 진행 중인 법관들에 대한 기피신청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현철 법무법인 KNC 변호사는 이날 오전 11시 경기도의회 중회의실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피고인과 상의해 이 사건 재판부인 수원지법 형사11부에 대해 기피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형사소송법상 재판부 기피는 불가하고 법관 개개인을 기피할 수 있다. 각 법관 3명에 대해 기피신청 할 것"이라며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을 때 기피신청할 수 있다"고 형사소송법 제18조 제1항의 2호를 근거로 제시했다.
기피 사유에 대해선 "재판장이 검찰의 유도신문을 제지 및 제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검사가 '쌍방울과 조선아태위 협약서 계약금 500만달러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는 실제 계약금 성격의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라고 묻자, 김 전 회장이 '계약할 게 없죠'라고 답한다"며 "미리 검사와 김성태가 뭐라고 답할지 말을 맞춰 놓고, 김성태가 제대로 외우지 못하니 '이렇게 답하라'고 질문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재판부는 허위 증언 유도를 제지할 의무를 위반했다"며 "지난 재판에서 이 지점을 지적하니 재판부가 저에게 '숙성되지 않은 의견이다. 공판 기록을 보라'고 했다. 20여년 경력의 변호인인 제게 모욕적인 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밖의 기피사유로 △불명료한 쟁점에 대한 석명의무 불이행 △기소되지 않은 사실에 관한 증인신문 허용해 예단 형성 △재판 진행 불공평 △위법한 추가 구속영장 발부 등도 제시했다.
'재판 지연을 목적으로 기피 신청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변호사는 "그런 시각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금 재판부는 향후 자기 스스로 부끄러워야 할 재판으로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8월 재판부 기피 신청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이 전 부지사가 두달여만에 마음을 바꾼 이유가 뭔가" 질문에 "그때만 해도 '다 무죄로 해줄 테니까 이재명에 보고한 거로 진술하라'는 검찰의 회유에 거래할 생각이 있었던 것"이라며 "이제는 그렇게 해선 이화영이 이후에 설 자리가 없을 거라고 깨달은 것"이라고 답했다.
변호인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수원지법에 기피신청서를 제출했다. 재판 지연을 목적으로 한 기피신청의 경우 해당 재판부가 이를 기각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 다른 재판부로 기피 사건이 배당돼 변호인 의견을 검토한 뒤 기피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에 오는 24일로 예정된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은 또다시 공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