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기관의 고위임직원들이 퇴직 후 은행 감사 등 금융권으로의 낙하산인사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금융권에 재취업한 금감원 임원 및 1·2급 퇴직자 12명 중에 절반이 넘는 7명이 퇴직직전 금감원 인력개발실에 근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금감원 인력개발실은 퇴직 전 3년 이내에 소속했던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기업체에 취업을 못한다는 공직자윤리법 규정을 피해나가기 위한 편법적 수단으로서 '세탁소'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은 19일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2006년 퇴직임직원의 절반 이상이 퇴직직전 근무처가 인력개발실이었다"며 "인력개발실은 퇴직전 3년 관련부서 취업을 제한한 제도를 무색케하는 세탁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 의원이 내놓은 '금감원 퇴직 임직원의 금융회사 취업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2006년 8월까지 금감원의 임원 및 1·2급 퇴직자 157명 가운데 41%인 65명이 시중 금융회사에 재취업했다.
김 의원은 특히 "지난해 퇴직한 35명 중에 16명이 금융권에 재취업했으며, 재취업자 중 38%인 6명은 직전 근무부서가 인력개발실"이라며 "올들어서는 12명이 재취업했으며 그중 58%에 달하는 7명이 인력개발실에서 근무하다 퇴직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이는 퇴직전 3년 이내에 소속했던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기업체에 취업을 못한다는 규정을 피해나가기 위한 편법적 수단으로 인력개발실이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금감위와 금감원의 퇴직 공직자들은 너도 나도 영리 사기업체의 임원으로 재취업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상 로비용 목적의 낙하산 재취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퇴직공직자의 유관사기업체 등에의 취업제한을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며 "직전 경력을 세탁하여 편법으로 취업한 자의 경우도 재취업 규정을 위반한 것이 분명한 만큼 해임요구를 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