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용에 징역 5년, 벌금 5억원 구형
檢 "이 사건 판결은 향후 재벌 구조 개편 기준점으로 작용"
"지배주주 사적 이익 추구 구조, 국가경쟁력 하락 주요 원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검찰이 징역 5년에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17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이 범행을 부인하는 점, 의사 결정권자인 점, 실질적 이익이 귀속된 점을 고려한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과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에게는 각각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5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우리 사회는 이미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등으로 삼성의 세금 없는 경영권 승계 방식을 봤다"며 "삼성은 다시금 이 사건에서 공짜 경영권 승계를 시도했고 성공시켰다"고 했다.
이어 "기업집단의 지배주주가 사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 구성원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는데 1등 기업인 삼성에 의해 무너진 역설적 상황이 펼쳐졌다"며 "우리나라 최고 기업집단인 삼성이 이런 행태를 범해 참담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사건 판결은 앞으로 재벌 구조 개편의 기준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부디 우리 자본시장이 투명하고 공정한 방향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회장 등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검찰은 이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고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 등은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오전 검찰 구형에 이어 오후 재판엔 변호인들의 최후 변론과 이 회장 등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이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