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英정부 감세 계획 발표…국민연금 요율 2%↓

가을 예산안 발표…AI 투자 국가연금 인상 주류세 동결 등 포함돼

국방비, GDP의 2%로 책정…"나토와의 약속 이행"

경기 전망은 암울…향후 5년 세부담 역대 최고치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인 노동당에 뒤처져 있는 영국 보수당 정부가 소득세 등의 감세 계획이 담긴 가을 예산안을 발표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소득세와 같은 국민연금(NI) 요율을 12%에서 10%로 인하했다. 이는 내년 1월 6일부터 적용된다.

또한 이날 예산안에는 국가 연금 인상, 주류세 동결, 추가 사업세 감면, AI 및 제조에 대한 투자, 최저 임금 인상 등도 포함됐다.

헌트 장관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내년 4월부터 연금 수급이 8.5%로 늘어날 것이며 기업투자 인센티브에 대한 세금 감면을 영구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 투자는 10년 이내에 연간 약 200억 파운드, 즉 국내총생산(GDP)의 1%까지 늘릴 계획이다. 헌트 장관은 "현대 기업 투자에 있어서 역대 최대 증가 폭"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AI 강국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추가 혁신 센터에 향후 2년 동안 5억 파운드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류세는 2024년 8월 1일까지 동결될 예정이다.

국방비는 GDP의 2%로 책정됐다. 헌트 장관은 "국방비에 GDP의 2%를 지출하겠다는 나토의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며 "이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질서가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의 폴 존슨은 이번 예산안이 장기적으로도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가을 예산안이 단지 선거 전 뇌물이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진정으로 경제 성장을 목표로 하는 실질적인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영국 경제는 당분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영국 예산책임청(OBR)은 물가 상승률이 내년 말에는 연 2.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3월의 전망치인 0.9%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영국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의 11.1%보다 떨어져 지난달 연 4.6%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영국중앙은행(BOE)의 목표치인 2%를 훨씬 높다.

또 OBR은 2024년 경제 성장률이 0.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 3월 발표된 전망치인 1.8%보다 낮은 수치다.

경제 생산량은 2025년에 1.4%, 2026년에 1.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는 이전 전망치였던 2.5%, 2.1%보다 약한 수치다.

또한 감세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조세부담은 향후 5년 동안 증가해 세계 2차 대전 이후 최고치인 GDP의 38%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의 레이첼 리브스 의원은 "보수당이 집권한 지 13년이 지났지만, 경제는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며 "모든 약속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이들의 상황은 여전히 나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