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검사 등 검색·조회 정황 포착
검찰, 조회 경위 등 사실관계 파악 중
◆…이정섭 검사 [사진=연합뉴스]
불법 전과기록 조회 의혹을 받는 이정섭 검사가 후배 등 검찰 관계자들에게 시켜 범죄경력을 조회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27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최근 대검찰청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서버를 열람해 이 검사가 불법 전과조회를 했다고 지목된 인물들의 범죄경력을 검색·조회한 로그 기록을 역추적했다.
그 결과 이 검사와 알고 지낸 서울중앙지검 소속 A검사 등 검찰 구성원들이 검색·조회한 흔적이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들을 시켜 수사 대상이 아닌 사람들의 범죄경력을 조회한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검찰 구성원 중 일부는 이 검사와 전혀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회 대상자들의 수사나 재판 등 업무적으로 무관한 사람들에게 범죄경력을 조회하도록 이 검사가 요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조회 경위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현행 법률상 수사기관 관계자 등이 권한 없이 형사사법정보를 열람·복사·전송하거나, 타인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등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범죄·수사경력을 조회하는 것도 수사·재판을 위해 필요한 경우 등 목적에 따른 최소 범위에서 할 수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런 정황을 보고받고 그에 대한 강제수사를 허용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18일 대검에 공무상 비밀누설, 형실효법 위반 등 혐의로 이 검사를 고발했다. 지난 9일 의원총회에선 이 검사에 대한 탄핵안도 발의했다.
검찰은 지난 20일 이 검사 의혹과 관련된 용인CC 골프장과 강원 춘천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강제수사에 나섰다.
이 검사가 처가가 운영하는 골프장을 이용해 동료 검사들에게 골프장 예약 등 편의를 제공하거나 대기업 임원에게 고급 리조트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 확인 차원이다. 위장전입 의혹, 처남 대마 흡입 혐의 경찰 불송치 관여 의혹도 있다.
검찰은 이 검사의 비위 의혹을 제기한 이 검사의 처남댁 강모씨를 24일 참고인 조사하려 했으나 특정한 이유로 연기됐다. 검찰은 조만간 일정 조율 후 강씨를 불러 제보 경위 등 의혹 전반에 대한 사항들을 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를 지휘했으나, 지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비위 의혹이 제기되면서 대전고검 검사로 직무대리 발령이 났다.
앞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검사와 처남 조모씨, 그리고 이 검사 배우자와 처남댁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을 공개하며 이 검사의 위장전입과 처가 소유 골프장 직원의 전과기록 무단조회 등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이 검사가 수사해왔던 한 대기업 고위 임원으로부터 리조트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도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