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토론도 없이 중앙위서 온라인 결정…이해 안가"
"팬덤 정치, 당 입지 축소…총선 전망 어두워진다"
"다음 달 7일 중앙위 의결 가능성 '높아' 전망"
이재명 대표, 위성정당 포기할까 "우려스럽다"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10월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등의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 지도부가 전당대회 때 대의원 표의 반영 비율을 축소하고 권리당원 권한은 높이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28일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는 내년 8월에 열리는데 왜 굳이 지금 총선을 앞두고 이 문제를 결정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투표 비중을 결정하는 문제가 정당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아무런 토론이 없었다"며 "이 문제를 토론도 없이 중앙위원회에서 온라인으로 결정을 하겠다? 사실은 굉장히 이해할 수 없는 절차"라고 반발했다.
이어 "대의원제, 권리당원의 투표 비중이라는 건 전당대회 때나 소용 있다. 전당대회가 내년 8월인데 이 문제를 지금 결정을 해놓는다는 것은 내년 전당대회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것"이라며 친명계(친이재명계) 당권 장악의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총선 전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나' 묻자 "대표의 거취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차기 권력의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전날 당무위원회를 열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을 선출하는 전당대회 때 대의원 표의 반영 비율을 축소하고 권리당원 권한은 높이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현재 권리당원 60표가 대의원의 1표에 해당하기 때문에 권리당원 대 대의원 표 반영 비율을 20대1 미만으로 하는 것이 골자다. 이러한 비중 조정으로 권리당원의 표 비중이 3배 이상 높아지게 된다.
친명계와 강성 당원들은 '표 등가성' 차원에서 권리당원의 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윤 의원은 "올해 6월 기준 권리당원이 250만명 정도다. 지난 대선 이후 들어오신 분들이 50% 정도된다. 이분들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자들이 많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결국 권리당원들의 투표 비중을 높인다는 얘기는 이분들의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또 이분들의 의사결정에 따라서 당이 움직이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의 문제라는 게 결국 팬덤 정치다. 팬덤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이라며 "당내 다양성을 보장하고 그에 기반해서 민주주의가 성장하고, 확장성을 갖고, 내년 선거에서도 중도층까지를 포용할 수 있는 정당으로 전환해야 되는데, 팬덤 정치는 당의 입지를 계속 협소화시킬 수밖에 없다. 총선 전망도 굉장히 어두워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강경파나 강경 지지층의 행태가 이재명 대표의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수박 척결, 지역구 방문해서 지구당사에 난입,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단호하게 당 윤리심판원이나 징계를 해야 되지만 징계가 없다"며 "절차 없이 말로만 강경하게 '적대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사인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다음 달 7일 중앙위에서 의결 가능성이 '높다'며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숫자가 570명 정도로 이분들이 국회의원, 원외 위원장, 각 중앙위에서 추천한 분들이 있는데 사실상 친명계가 많다. 의사결정이 통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비판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신 중앙위원도 꽤 많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선거제 관련 이 대표가 위성정당을 포기할 것으로 보는지 묻자 "우려스럽다"며 "그동안 수백여 개의 시민사회단체에서 이 대표를 만나고 당내에서도 지금 위성정당 포기 법안에 서명한 의원들이 55명이나 된다"며 "단순히 당내 의견이 다르다 차원이 아니고 민주 진영 전체가 분열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 53명은 위성정당 방지법을 당론 추진으로 요구한 바 있다. 당내 혁신계를 자처하는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지난 26일 성명서를 내고 "이재명 대표는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현재 병립형이라든지 위성정당의 문제는 득표율하고 의석 점유율 간의 괴리다. 지금 민주당하고 국민의힘이 받은 득표는 70% 정도밖에 안 되지만 의석 점유율이 95%다. 그렇게 되면 소수 정당이 출현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당이 극한적으로 대립하고 싸우면서 아무것도 결정을 못하고 있어 제3당의 출현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다시 위성정당으로 이 취지 자체를 완전히 후퇴시킨다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으로 다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가 민주 진영을 한꺼번에 한 자리에 모아서 윤석열 정부하고 대정부 투쟁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작은 욕심을 내다가 큰 손실을 보는 상황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