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한국 직접투자보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는 가운데 내국인은 해외증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7억9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억2천만달러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직접투자는 국내외에 공장을 직접 짓거나 상장.등록업체의 지분을 10% 이상 한꺼번에 취득하는 등 경영권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9월 한 달간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인 22억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대형 유통업체인 까르푸와 월마트가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각각 1조4천800억원과 8천250억원의 매각 대금을 갖고 나간 것이 주 요인으로 풀이됐다.
이 같은 특수한 요인이 아니더라도 외국인의 한국 직접투자는 2003년 35억3천만달러에서 2004년 92억5천만달러로 급증했다가 2005년 43억4천만달러로 급감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는 1~9월 49억7천만달러를 기록해 작년 같은 기간 33억2천만달러보다 50% 가까이 늘어났다.
또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2003년 34억3천만달러, 2004년 46억6천만달러, 2005년 43억1천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한국 투자액에서 내국인의 해외 투자액을 차감한 직접투자 수지는 올 들어 9월까지 41억8천만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외국인 증권투자 역시 1~9월 29억6천만달러의 유출을 기록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는 72억4천만달러가 유출돼 지난해 27억1천만달러 유입된 것과 대조를 이뤘다.
외국인 증권투자는 2003년 215억달러, 2004년 160억달러, 2005년 87억달러 등으로 감소하고 있고 올해는 순유출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증권 투자는 1~9월 171억8천만달러로 작년 동기 34억5천만달러보다 크게 늘어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국내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국내 기업 환경이나 성장 잠재력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해외투자가 늘고 있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면서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 증가로 원화가 강세로 되는 부담을 덜 수 있고 국제적으로는 한국의 금융 영향력이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