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성장률 2.1%로 하향…“수출 개선, 내수회복 모멘텀 약화”

내년 물가상승률 2.6%로 상향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수출·설비투자를 중심으로 개선흐름을 이어가겠으나 내수회복 모멘텀 약화로 지난 전망(2.2%)을 소폭 하회(-0.1%p)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30일 '경제전망(11월)'에서 "연초 부진했던 국내경기는 하반기 들어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되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이 1.4%로 당초 예상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도 수출·설비투자 회복에 힘입어 개선흐름을 이어가겠으나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회복 모멘텀 약화로 지난 전망치를 소폭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향후 성장경로 상에는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변화, 국제유가 흐름, 중국경제 향방, 지정학적 갈등 전개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물가상승률은 앞으로 둔화흐름(소비자물가 금년 3.6%→내년 2.6%, 근원물가 3.5%→2.3%)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금년(+0.1%p)과 내년(+0.2%p) 모두 지난 전망수준을 다소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월중 상당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내년에는 상반기중 3% 내외로 점차 둔화되겠으며 연간 전체로는 2.6%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물가경로 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흐름, 이차 파급영향의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경상수지는 금년중 300억달러, 내년중 490억달러로 흑자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봤다. 한은은 "금년 하반기중 경상수지는 수입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이 개선되면서 상반기보다 흑자 규모가 상당폭 확대되었으며 내년에도 글로벌 교역 회복 등에 힘입어 흑자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비율은 금년 1%대 후반에서 내년에는 2%대 후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금년 34만명, 내년 24만명으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내수회복 모멘텀 약화 등으로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둔화되겠으나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공급이 지속되고 있어 그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업률은 금년 2.7%에서 내년 2.9%로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향후 전망경로 상의 불확실성이 큰 점을 고려해 원자재가격 추이, 글로벌 제조업 경기와 관련한 두 가지 대안적 시나리오(alternativescenarios)를 분석했다.

시나리오 1 '지정학적 갈등이 다시 심화되면서 원자재가격이 상승하고 이차 파급효과가 확대'되는 경우 내년 성장률이 1%대 후반(1.9%)으로 낮아지는 반면 물가상승률은 기본 전망(2.6%)을 다소 상회(2.8%)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나리오 2 '반도체 등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반등'하는 경우 수출과 투자 회복흐름이 강화되면서 내년 성장률은 2%대 초중반(2.3%)으로 물가상승률은 2%대 중후반(2.8%)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종합하면 국내경기는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흐름을 이어가고 물가상승률은 비용인상압력의 영향으로 당초 예상보다는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이나 추세적으로는 둔화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