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국세청)
지난 15일, 국세청 본청 조사과 소속 A조사관이 업무를 하던 중 돌연 쓰러져 숨졌다. 본청은 국세행정을 기획·총괄하는 곳으로, 국세청 내에서 격무가 가장 많다고 평가받는다. 이러한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직원들 사이에선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김창기 국세청장이 조직 운영 '대수술'에 들어간다. 본청을 중심으로 주말 근무를 없애겠단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20일 조세일보의 취재를 종합해보면, 김 청장은 최근 간부급 인사들에게 "직원 한 명 한 명이 건강해야 조직의 경쟁력이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꺼낸 게 '조직문화 개선'이었다. 세부적인 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야근·주말(일요일) 근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승진 잣대를 들이댈 때 본청은 우대해준다. 격무부서 근무에 대한 보상격이다. 본청 근무자들은 승진 경쟁자가 많다 보니, 연차휴가는 대부분 쓰지 못하고 주말·야근 근무를 자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말로만 하는' 근무환경 개선책은 먹힐리 없다(경쟁자끼리 눈치 싸움 때문).
이에 굵직한 세금 신고(또는 국정감사 기간 등) 기간이 아니라면, 국별로 최소한의 비상대기 인원을 제외하고 주말 근무를 금지시키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내년 시행을 목표로, 근무환경 등을 포함한 조직 운영 개선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청장을 비롯해 김태호 차장 등 국세청 간부들은 지난주 A조사관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례비 명목의 위로금도 전달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