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자, 이동동선·범행시각 등 구체적 지시
경찰 수사 나서자 "망한 것 같다. 도망다녀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에서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담벼락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3.12.19 사진=연합뉴스
경복궁 담벼락 낙서를 사주한 지시자가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에도 낙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채널A에 따르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관계자로부터 경복궁에 이어 세종대왕상에도 낙서를 하라고 지시를 받은 임군(17)과 김양(16)은 실제로 세종대왕상 근처까지 이동했으나 경비가 삼엄해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후자는 이들에게 스마트폰 지도 앱을 캡처해 범행 구역, 시간을 비롯해 구체적인 이동 동선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일하실 분, 300만원 드린다'는 글을 보고 지시자에게 연락했으며 자신을 '이 팀장'으로 소개한 지시자는 임군에게 새벽 1시에 경기 수원에서 출발해 2시부터 범행을 하라며 범행 시간까지 정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 팀장은 임군과 김양 계좌로 각각 5만원씩 보낸 뒤 범행을 마치자 "수원 어딘가에 550만원을 숨겨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망한 것 같다. 도망다녀라"라는 메시지를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결국 임군과 김양은 지난 19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임군에 대해 2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임군과 함께 체포된 김양은 직접 낙서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돼 석방됐다.
경찰은 착수금을 입금한 계좌와 텔레그램 계정 등을 통해 A씨를 추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