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검찰이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의 본류인 외환은행 헐값매각 관련 처벌 대상자가 어디까지 확장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 등 론스타 측 인사 4명에 대한 사법처리가 시작됐지만 이는 수사의 지류에 해당하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것이었다.
외환은행 헐값매각에 대한 처벌 수위는 현재 진행 중인 외환은행 재매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금융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배임 및 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 전 행장이 외환은행의 매각이 불가피한 것으로 왜곡했으며 매각 때 부실자산을 과대평가하고 BIS(국제거래은행) 자기자본비율을 의도적으로 낮춰 적정한 가격에 매각하지 않았으며 이사회에 허위보고를 하는 등 임무를 위배해 외환은행과 주주들에게 손해를 가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루 전인 1일 검찰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엘리스 쇼트 론스타 본사 부회장 등 4명의 론스타 인사들에 대한 사법 처리를 시작했다.
하지만 금융권은 2일 이 전 행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검찰의 2003년 외환은행 매각 수사 결과 발표의 본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진행하고 있는 4가지 방향의 수사 중 가장 본류에 속하는 외환은행 헐값매각 수사의 결과를 처음으로 내놓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달 말까지 연쇄적으로 사법처리에 나설 것으로 보여 외환은행 헐값매각과 관련해 사법처리는 이제 시작되는 단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이 이 전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먼저 청구한 것은 외환은행 헐값매각의 책임을 최소한 당시 외환은행 임직원에게는 물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융가는 검찰이 외환은행 헐값매각과 관련해 처벌 할 수 있는 범위를 외환은행 임직원, 10인 회의 참석자를 주축으로 당시 재직 공직자들, 론스타 인사들로 삼분하고 있다.
이는 사법당국이 혐의를 입증하기 비교적 쉬운 순서이기도 하다.
10인 회의 참석자들을 주축으로 당시 재정경제부.금융감독위원회 등 공직자들은 외환은행 매각 승인 결정을 '당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뇌물 수수 등 명확한 증거가 없으면 논리적으로 유죄를 입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론스타 측 인사를 외환은행 헐값매각 문제로 처벌하는 문제도 만만치 않다.
당시 외환은행의 부실이 과장되고 BIS비율이 조작됐다고 하더라도 론스타가 이 사건을 주도했는지 증거를 찾아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금융가는 검찰이 외환은행 헐값매각과 관련해 당시 외환은행 임직원과 공무원들 일부에 대해선 사법처리가 가능해도 론스타까지 접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법처리 과정에서 론스타 인사들에 대한 신병을 확보하고 추가 수사 과정에서 외환은행 헐값매각과 관련된 처벌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외환은행 헐값매각과 관련해 론스타 인사들이 처벌 범위에 들어서고 유죄가 확정되면 현재 진행 중인 외환은행 재매각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2003년 외환은행 매각이 원천 무효가 되기 때문에 론스타는 현재 재매각 협상 주체로서 자격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금융가는 외환은행 헐값매각 수사의 본체에서 사법처리 대상이 어디까지 확대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검찰 쪽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