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검찰이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에 대한 사법처리에 나서면서 현재 론스타와 국민은행이 진행 중인 외환은행 재매각도 폭풍권으로 접어들고 있다.
검찰이 수사의 본령인 2003년 외환은행 헐값매각 과정에서 론스타가 관여한 증거를 포착해 사법 처리에 나서고 이 부분이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입증되면 현재 진행 중인 외환은행 재매각은 원점에서 재검토되게 된다.
그러나 다양한 정황으로 미뤄볼 때 이같은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배임 및 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는 검찰이 수사의 본령인 2003년 외환은행 헐값매각에 대한 첫 사법처리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하루 전인 1일 검찰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엘리스 쇼트 론스타 본사 부회장 등 4명의 론스타 인사들에 대한 사법 처리를 시작했지만 이는 수사의 지류일 뿐 외환은행 재매각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는 않다.
향후 검찰이 처벌 대상을 어느 선까지 확대하는지 여부는 외환은행 재매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본계약 체결 당시 감사원.검찰의 수사와 금융감독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 등 기타 정부 당국의 승인이라는 선행조건을 만족시켜야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금융가는 이 중 검찰의 수사 결과를 외환은행 재매각의 최대 난코스로 보고 있다.
금감위와 공정위 등도 검찰 수사 결과를 보고 난 후 결과를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검찰이 진행하고 있는 수사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은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 지분 매입과정에서 불법행위를 했는지 여부다.
론스타가 지분 취득과정에서 불법행위를 했다면 외환은행의 합법적인 대주주로서 론스타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이 2003년 외환은행 헐값매각 과정에서 론스타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명백히 포착하고 법원이 검찰의 손을 들어주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외환은행 재매각은 원점에서 검토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론스타가 대주주로서 국민은행과 맺은 본계약은 무효가 되며 지분 매각이 새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융가는 이같은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을 그리 크지 않게 보고 있다.
론스타가 헐값매각 과정에 관여한 증거를 찾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주로 해외에 체류 중인 관련 인사를 소환하는 문제도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론스타의 막강한 변호인단과 싸워 이기는 것은 또 다른 과제다.
검찰이 이번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법처리 대상에서 론스타를 제외하면 외환은행 재매각은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외환은행 재매각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다만, 곁가지 수사 과정에서 외환은행 헐값매각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이를 통해 론스타의 헐값매각 개입 의혹이 밝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