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2월까지 연말정산…공제 안놓치려면

국세청은 지난해 국내에서 근로소득이 있는 외국인 근로자는 국적·체류 기간·소득 규모와 관계없이 올해 2월분 급여를 지급 받을 때(또는 2월 말일)까지 연말정산을 해야한다고 3일 밝혔다. 외국인 근로자의 연말정산 방법과 일정은 내국인 근로자와 같다. 국세청은 "연말정산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된 세액과 회사가 매월 원천징수한 세액을 비교해 그 차액을 추가로 납부하거나 환급받게 된다"고 했다.

외국인 근로자가 '간소화자료 일괄제공 신청서'를 회사에 제출하고 확인(동의)절차를 거친다면, 국세청이 해당 근로자의 간소화자료를 회사에 일괄 제공한다.
외국인 근로자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산 '거주자'에 해당한다면 일반적인 소득공제나 세액공제 등 공제항목은 내국인 거주자와 동일하다. 주택자금공제, 월세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주택마련저축 납입액 소득공제는 세대주만 적용이 가능한 만큼, 주민등록법상 세대주가 될 수 없는 외국인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비거주자는 일부 소득·세액공제 항목만 적용된다. 근로소득공제, 본인 인적공제, 연금보험료 공제, 우리사주조합 출연금 공제, 근로소득세액공제, 납세조합세액공제만 받을 수 있다. 의료비, 교육비 등 특별세액공제와 그 밖의 대부분 공제(소득·세액)는 비거주자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외국인 근로자만 받는 '과세특례'

외국인 근로자에게만 적용되는 과세특례가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근로를 제공한 날이 속하는 과세연도부터 20년간 연간급여 총액에 19% 단일세율을 곱한 세액으로 정산하도록 선택할 수 있다. 국세청은 "단일세율 선택 시 비과세·공제·감면·세액공제는 적용받을 수 없으므로 세액계산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국민건강보험료 사용자 부담분은 단일세율을 적용하지 않을 때 비과세 급여인데, 적용할 땐 과세소득으로 본다.

또 엔지니어링 기술 계약을 통해 기술을 제공하거나 연구원 관련 요건을 충족하면 10년간 발생한 근로소득에 대해 소득세의 50%를 감면받는다.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특화선도기업 등에서 근무했을 땐, 최초로 근로를 제공한 날로부터 3년간의 소득세 감면율은 70%다.

원어민 교사(교수)는 조세조약을 체결한 국가마다 면세 요건이 달라 국가별로 따로 검토해야 한다. 미국·일본·프랑스·호주 거주자(72개국)라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인가된 교육기관에서 초청받은 경우, 2년을 초과하지 않은 기간 동안 근로소득에 대해 면세가 가능하다.

"안내자료 참고해 공제항목 빠짐없이 신고하세요"
올핸 '외국인을 위한 연말정산 동영상'도 국세청 유튜브를 통해 제공한다. 국세청 직원과 유튜버가 영어로 대화를 나누면서 연말정산 개념, 외국인 단일세율 규정 등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언어 등 낯선 환경 속에서도 쉽고 정확하게 연말정산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2022년 귀속) 연말정산을 신고한 외국인 근로자는 54만4000명으로, 전년(50만5000명)보다 3만9000명 늘었다. 신고세액도 늘었다(1조802억원→1조1943억원). 외국인 근로자 3명 중 1명은 중국 국적(18만7000명, 34.5%)이었으며, 그다음은 베트남(8.2%)·네팔(6.2%)·인도네시아(5.1%)·미국(4.9%) 순이었다. 신고세액 기준으론 미국인 근로자가 4771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40.0%)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