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단거리 탄도 미사일 러시아 동부로 이송
이란과의 미사일 거래 아직은 성사되지 않아
러, 우크라 방공망 파괴하기 위해 무기 확보 사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로이터통신
북한이 최근 러시아에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인도하기 시작했으며 이란도 러시아와 탄도미사일 거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러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지난 몇 주동안 북한이 러시아에 다양한 무기를 실어 나르기 시작했으며 처음으로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러시아 동부로 보냈다고 전했다. 이전에 보고된 포탄도 이송된 무기 목록에 포함됐다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2년째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는 국제 제재 속에서 자국 내 무기 생산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북한에 눈을 돌리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협력을 강화한 바 있다. 이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북한제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모습이 러시아 언론을 통해 노출됐으며 러시아 선박이 북한 나진항에 드나들며 선적컨테이너 수백개를 실어 간 장면이 위성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러시아는 북한에 이어 이란에서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구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미국 의회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이란 혁명수비대 우주항공군(공군) 사령부를 방문한 데 이어 러시아 대표단은 지난달 중순 이란을 방문해 이란 혁명수비대가 전시한 단거리 아바빌 미사일 등 탄도미사일과 관련 장비를 참관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양국 미사일 거래가 아직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구매가 이뤄진다면 올 봄에 미사일이 인도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전 초기부터 이란제 자폭 드론을 대량 구입했으며 이란의 미사일 개발과 위성 정보 수집 능력 등을 지원해왔다. 이란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러시아와 이란의 노골적인 군사협력이 서방 국가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같은 행보가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너뜨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며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을 모두 확보하면 러시아 전력을 강화하는데 중요한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 소속 군사 전문가 프레드릭 케이건은 "최근 러시아가 감행한 공격은 러시아가 탄도 미사일 대량 보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한다"며 "러시아가 미사일 발사 횟수를 늘리고 무기 종류를 조정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파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