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사진 로이터>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군사기지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가자지구 내 민간인의 추가 희생을 피하고 민간 기반 시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의 스스로 방어할 권리를 존중하고, 1200명의 목숨을 앗아간 하마스의 지난해 10월 기습공격과 같은 상황의 재발을 막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도 재확인했다.
이날 두 사람은 전후 가자지구의 통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포함해 역내에 항구적이고 지속 가능한 평화 보장 방안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고 밀러 대변인은 부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이 대량 학살을 저질렀다는 비난은 무익한 것"이라면서도 "전쟁으로 인한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는 너무 크다"고 했다. 이어 "전쟁으로 난민이 된 팔레스타인인들은 여건이 허락하는 한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동 확전을 막기 위한 외교전에 나선 블링컨 장관은 지난 6일부터 튀르키예, 그리스, 요르단,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방문한 뒤 이날 이스라엘을 찾았다.
개전 후 석달간 이스라엘만 4번째 방문이다. 블링컨 장관의 잦은 방문에도 가자지구의 민간인 인명피해와 인도적 위기는 잦아들지 않고 있는 데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 수위가 오히려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편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블링컨 장관의 면담 회의록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 3차례의 방문 당시와는 다른 대응으로 네타냐후 총리와 블링컨 장관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징후일 수도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채널12 방송도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블링컨 장관의 면담이 긴장 속에서 진행됐다며 전쟁에 대한 이스라엘과 미국의 시각차가 커지면서 미국이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 이외에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 이스라엘 카츠 신임 외무장관과 별도로 면담했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이번 순방 중에 청취한 중동 지도자들의 의견을 이스라엘과 공유하고 향후 전쟁 방향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