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7일 IMF-FSC/FSS 거시건전성 관련 국제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경기활황기에 누적된 리스크가 경기침체기에 현재화한다"며 거시감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금감위원장은 이어 "한국의 2003년 신용카드 사태는 거시건전성 감독을 위한 정책당국간의 협력이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라며 "금융회사와 금융시장을 거시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상황에 맞는 감독방안을 강구하는 거시적 감독 마인드가 요망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IMF가 지난 15년간 금융위기가 발생한 12개 국가를 대상으로 추산한 바에 따르면 금융위기로 인한 직접비용은 GDP의 10% 이상, 간접비용은 이를 훨씬 능가한다고 밝혔다.
또 "금융 불안정은 많은 경우 금융시스템 외부의 경제적인 요인보다는 시스템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다수의 금융회사들이 집합적으로 똑같은 방향으로 쏠려 행동하거나, 내재된 리스크를 정확히 측정하지 못해 충분한 대비를 갖추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이어 "2003년 신용카드 사태도 여러 가지 긍정적인 목적으로 신용카드 이용 활성화를 추진했다"며 "하지만, 카드사의 무분별한 카드 발급 등 부적절한 형태가 금융부문 전반에 미칠 영향을 관련 정책당국자들이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지 못해 일관성 있게 대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금융시장이 작고 성숙치 못해 외부의 충격을 받아내지 못하면 시장이 마비되는 시스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며 "금융회사와 금융시장을 거시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상황에 맞는 감독방안을 강구하는 거시적 감독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윤 위원장은 한국 금융감독당국은 시스템 리스크를 사전에 인지하고 금융시스템 전반을 보는 넓은 시야 확보를 위해 지난해 거시감독국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또한 거시감독국 설립 이후 금융시장 변화에 따른 변동을 선제적으로 정확히, 또한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절히 대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현재 한국의 금융당국은 자율적인 금융시장 육성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거시건전성 감독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이러한 규제 완화에 따른 금융시스템의 불안요인에도 대응 방침이다"고 말했다.
